정부가 2025학년도 대입에서 의대 입학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고 밝힌 가운데, 고용노동부 산하 국책대학인 한국기술교육대학교가 산업의과대학 설립을 추진한다.
산재병원을 활용한 산업의학 분야 전문인력을 양성해 국책대학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취지다.
유길상 한기대 총장은 지난 14일 충남 천안 한기대 제2캠퍼스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워크숍에서 산업의대 설립 추진 계획을 밝혔다.
유 총장은 "1989년 한국기술교육대 설립 기본계획에도 '산업의학과' 신설이 명시된 바 있다"며 "전국 10곳의 근로복지공단 산재병원을 활용해 최소 비용으로 산업의대를 설립해 산재환자 예방·치료·재활을 강화하고 국책대학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기대는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산재환자 대응을 위해 산업의학전문의 증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2002년부터 2022년까지 산업재해자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고, 2022년에 발생한 산업재해자는 약 13만 명에 달한다.
특히 산업재해 치명률은 근로자 10만명당 4.27명(2021년 기준)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본은 1.45명, 영국과 독일은 각각 0.78명·0.73명을 나타났다.
또, 2020년 산업안전보건법 개정과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등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라는 정책 추진에 비례해 산업의학전문의의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유 총장은 "국민의 생명·안전과 직결된 필수진료 분야 공공의료인력 양성 확대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증대하고 있는데도 1년에 배출되는 산업의학전문의는 매년 30명 내외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한기대는 고용부 산하 근로복지공단의 전국 10개 산재병원을 활용해 최소 비용으로 산업의대를 설립하고, 산업의학 전문의 양성과 산재환자 치료 및 재활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첨단 공학 기술을 보유한 한기대와 재활시설 인프라를 보유한 산재병원 간 협업으로 재활공학 시너지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한기대는 이러한 방안은 근로복지공단과 협의 중이며 위치, 인원 등 세부사항을 검토하는 데 1년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 총장은 "산업의대를 제1캠퍼스, 제2캠퍼스에 설치할지, 아니면 산재병원에 있는 부지를 활용해 설치할지 등을 공단과 검토할 예정"이라며 "고용부, 보건복지부, 교육부 등 관계부처와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산업의대 신설 추진이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 시점과 맞물리면서 일각에서는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유 총장은 "정부가 현재 추진 중인 의료개혁과는 무관하다"며 "인재를 양성해 산재병원에 산업의학 전문의를 공급함으로써 국책대학으로서의 역할을 증진하고 국가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