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여부를 최종 결정하지 못한 충남대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정부에 "가능한 우리는 환자 곁을 지키겠다. 절박한 호소를 협박으로 입막음하지 말라"고 호소했다.
충남대 의대를 비롯해 충남대병원, 세종충남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는 19일 호소문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비대위는 "필수의료를 담당하던 전공의들이 사직하고 의대생이 학교를 떠난지 벌써 한 달이 넘었다"며 "의료 이용에 불편과 불안감을 느끼실 국민께 깊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국민들에게 "눈앞의 작은 이익에 근시안적인 발상때문에 이러는 것이 아니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현 정부가 강행하려는 의대 167%(2000명) 증원과 준비되지 않은 '필수의료 패키지'는 또 하나의 잘못된 의료제도 시작이라는 게 비대위 입장이다.
세심한 준비와 재원 대책이 없는 무모한 의대 정원 정책은 부실 의대를 양산하고 수준 미달 의사를 대량으로 배출할 것이라는 우려다.
비대위는 "저출산 및 초고령사회, 저성장 사회에서 한정된 인력과 자원을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곳에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것이 국가 존망을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 미래산업을 위해 쓰여야 할 소중한 인재와 자원을 의료영역에 집중하는 것을 국가적 관점에서 고민해야 한다. 의사 증원이 아니라 효율적 배분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비대위는 정부에 의대 증원 계획와 필수의료패키지 원점 재검토를 촉구했다.
비대위는 "충남의대 교수들은 잘못된 의료제도와 정책을 바로 세우려는 이 땅의 모든 의대 교수를 비롯해 봉직의, 개업의, 전공의, 일반의, 의대생, 그리고 우리 뜻을 알아주는 모든 국민과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충남의대 교수 비대위는 조만간 비대위 총회를 열어 사직서 제출을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교수 개인 자율적인 판단에 의한 것이라 사직서를 제출해도 날짜를 일률적으로 정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