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소아진료 지역협력체계 구축 시범사업’에 대해 “네트워크 대한 개념 생소와 명확성 결여”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제동 이유로 분석했다.
당초 오는 6월로 계획됐던 해당 시범사업은 보완을 거쳐 이르면 올해 8월 시행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 임혜성 필수의료총괄과장은 3일 세종청사에서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소아진료 지역협력체계 구축 시범사업 방향성을 이 같이 밝혔다.
지역 소아과 병·의원은 운영상 어려움과 의료인력 부족으로 현장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 야간·휴일 진료 공백 우려가 확산되고 있으며 대형병원 전공의 급감, 소아전문의 부족으로 중증응급 소아환자 진료 연계에도 어려움이 있다.
‘소아진료 지역협력체계 구축 시범사업’은 지난해 9월 발표된 ‘소아의료체계 개선 대책’ 내 소아진료 지역협력 활성화 지원 과제 이행 일환이다.
소아 환자가 사는 지역에서 일차진료부터 중등증, 중증질환 진료까지 공백 없이 의료서비스를 제공받도록 했다. 실제 의료진 간 모바일을 활용한 직접 소통으로 진료가 차질 없이 연계한다.
이를 위해 의료진 부담이 큰 야간·공휴일 진료 분담으로 365일 소아진료가 가능한 ‘지역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 네트워크 당 연간 약 2억원을 지원토록 했다.
아동병원 전문진료 역량 강화 및 보편적 소아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소아청소년과 전문병원 지정 및 소아청소년과 의료취약지 지원사업 등 기존 제도와 연계해 나갈 예정이었다.
시범사업 참여 병·의원 대상으로 수액요법 및 모니터링, 치료 후 재평가와 상담이 필요한 저연령 소아환자가 외래서 집중관찰이 가능토록 진료 과정 전반에 대한 통합적인 관리수가도 신설했다.
의원급 의료기관의 소아전문관리료의 경우 1세 미만 5만8000원, 1~6세 미만은 4만8000원이 책정됐다. 병원급은 각각 6만3000원, 5만3000원 지급 등이다.
"건정심 의견 반영, 네트워크 모형 다양화"
시범사업 시행안 건정심 부결…"네트워크 개념 생소하고 불분명"
하지만 지난달 28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해당 내용의 ‘소아진료 지역협력체계 구축 시범사업 시행 안건’은 부결됐다.
이에 대해 임 과장은 “네트워크에 대한 개념이 생소하고 불분명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당시 건정심에선 응급, 중증환자는 골든타임이 중요하다보니 네트워크가 필요하지만 소아는 범위가 넓어 그냥 다니는 병의원에 가는게 빠르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 과장은 “보통 시범사업은 연구용역을 거쳐 모형을 만드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번 시범사업은 지난해 3월 우리아이들병원 모델을 벤치마킹해 사업 모형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우리아이들병원은 전문병원이지만 1차 개원의, 상급종합병원과 자체 네트워크를 만들어 환자 의뢰, 회송이 원활히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박민수 제2차관은 이곳을 방문해 의료진들 노고를 격려하고, 지역사회 소아청소년과 병·의원 협력 활성화 지원을 위한 현장 목소리를 청취한 바 있다.
임 과장은 “건정심 위원들도 제도의 방향성은 공감했다. 다만 모형의 다양화, 제도의 명확성 등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들이 제시돼 보완을 거칠 예정”이라고 계획을 전했다.
당시 네트워크 운영에 대해 좋은 반응이었지만 보다 정교하게 사업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문이 있었던 만큼 소아 진료를 하는 병의원의 네트워크 모형을 다양화한다는 방침이다.
임 과장은 “네트워크의 구심점은 병원급이 될수도 있고, 아동병원이 될 수도 있고, 규모가 있는 의원급이 할 수 있다”면서 “소청과를 개설하고 있는 종합병원도 충분히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다. 아동 등록제 모형도 고려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초 6월 시행하려 했다. 건정심 위원들의 의견을 반영, 제도를 다듬는 과정을 거쳐 8,9월 중 시행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