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고농도 대기오염에 노출되면 심근경색과 심인성 쇼크 발생률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기존 연구들에서는 주로 단기간의 대기오염 노출과 급성심근경색 연관성을 조사하는 데 중점을 뒀으며 사망률이나 전반적인 임상 결과만을 분석해왔다.
고대구로병원 심혈관센터 나승운 교수팀은 여기서 더 나아가 장기간 고농도 대기오염 노출이 ‘ST절 상승 심근경색(STEMI)’과 ‘비ST절 상승 심근경색(NSTEMI)’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ST절 상승 심근경색’은 심장의 큰 혈관이 혈전 또는 강력한 혈관 수축 등의 원인으로 폐쇄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증상 발현 후 신속하게 병변을 재개통하는 게 중요한 것은 물론 ‘비ST절 상승 심근경색’과 구분해 향후 합병증을 최소화할 수 있는 치료제 선택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19세 이상 급성심근경색 환자 4만5619명을 대상으로 흉통이나 호흡곤란 등 심근경색 관련 증상이 처음 발생한 전날의 1년 평균 대기오염 농도를 분석했다.
1년 평균 대기오염 농도는 환경부에서 제공하는 시간별 대기오염 농도 데이터를 활용했다.
그 결과 단위면적 당 대기오염 농도의 증가는 비ST절 상승 심근경색 보다는 ST절 상승 심근경색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고농도의 미세먼지(PM10)에 장기간 노출될 때 ST절 상승 심근경색의 발생 위험이 0.9%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더불어 고농도의 미세먼지와 이산화황(SO2)에 노출되면 병원 내 심인성 쇼크 발생 위험이 각각 3.3%, 10.4% 증가함을 규명했다.
심인성 쇼크는 급성 심근경색 환자의 5~13%에서 발생하는데, 적절한 치료를 하더라도 예후가 좋지 않아 병원 내 사망률은 20~40%, 1년 사망률은 최대 50%에 달한다.
나승운 교수는 “이번 연구는 대기오염 노출과 ST절 상승 심근경색 및 비ST절 상승 심근경색과의 장기적인 연관성을 비교했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농도 대기오염 노출을 줄이는 게 잠재적인 심근경색 발생 및 사망률을 줄이는 데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하는 연구”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립보건연구원 지원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네이처(Nature)가 출간하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