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거 이튿날인 지난 4월 11일 '5시간 응급실 뺑뺑이, 심혈관환자 사망'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보도를 종합하면 △3월 26일 06:13 119신고 △06:59 최초 부산 소재 병원 도착 △대동맥 박리 진단 후 10:30경 울산 소재 종합병원 전원 △수술 이후 중환자실 입원 중 4/1 20:30경 사망으로 정리할 수 있겠다.
사실은 119신고 46분 만에 지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돼있는 종합병원으로 이송됐고, 해당 병원에서 대동맥 박리증을 진단받다.
또한 응급수술이 가능한 울산 소재 종합병원으로 전원돼 정상적으로 응급수술을 진행한 사례이며 부산 소재 병원 도착에서 울산 소재 병원 도착까지 3시간 30여 분이 걸렸다.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이송 적합병원으로 환자 옮겨진 것으로 판단"
먼저 119구급대원이 현장에서 환자 평가를 통해 중증도를 판단하고 분류해 해당 환자를 적절히 진료할 수 있는 응급의료기관을 연락하고 선정하는 데는 당연히 시간이 걸린다.
119구급대 출동, 이송 시간까지 고려하면 신고 후 병원 도착까지 46분이 걸린 것을 두고 환자 안전에 영향을 끼칠 정도의 심각한 지연이 있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그리고 여러 병원에 환자 수용 여부 확인을 위해 사전 연락을 한 게 잘못된 것도 아니다. 연락받은 병원에서 당시 사정을 고려해 수용 여부를 판단, 확인해주는 것 역시 정상적인 절차다.
둘째, 119구급대가 현장 평가를 통해 심혈관계 응급이 추정되는 환자를 이송한 병원은 지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돼 있는 종합병원으로 적절했다.
셋째, 해당 병원에서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환자에 대한 진료를 통해 대동맥 박리증을 진단했고 언론에서 흔히 말하듯 대동맥 박리증 진단을 놓친 것도 아니다.
대동맥 박리증 진단을 위해 통상 혈액 검사와 심전도, 단순 X-ray 검사, 흉부 CT검사까지 진행에는 최소 1~2시간이 걸린다. 만약 응급실 과밀화로 환자가 많다면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
넷째, 대동맥 박리 수술을 응급으로 진행할 수 있는 병원은 대학병원, 또는 종합병원이라고 해도 많지 않다.
대동맥 박리 수술을 특화해서 시행하는 병원이 수도권에 있기는 하지만 전국적으로 보면 흉부외과는 전공의가 이미 20여 년째 지원이 적어 전국적으로도 손에 꼽힐 정도다.
즉, 흉부외과는 전공의에 의존해 진료, 수술하지 않은 지 이미 오래다. 전공의 사직 사태와도 아무 관계가 없다는 얘기다.
"응급실 뺑뺑이로 진단 늦어지거나 또는 수술 제때 받지 못해 사망한 사례가 아니다"
마지막으로 대동맥 박리증 진단받아 정상적으로 전원된은 병원에서 적시에 응급수술을 시행했고 따라서 수술이 늦어졌다는 것도 당연히 사실이 아니다.
수술하고 의식을 회복했으나 대략 술후 6일 이후 중환자실 입원 중 안타깝게도 다발성장기부전으로 사망했다.
언론 보도와 달리 소위 ‘응급실 뺑뺑이’로 대동맥 박리 진단이 늦어지거나 또는 수술을 제때 받지 못해 사망한 사례가 아님이 분명하다. 그런데 무조건 ‘응급실 뺑뺑이’로 몰고 있다.
유가족의 안타까운 마음에 충분히 공감하지만 제때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해서 사망하거나 전공의 사직 사태와 관련해 지연이 발생한 것도 아니며, 소위 ‘응급실 뺑뺑이’는 더더욱 아니다.
지역에서 응급환자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이 시간에도 애쓰고 있는 119구급대원들과 최선을 다한 의료진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움츠러들게 만드는 이러한 보도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
최소한의 의학적 사실 확인을 통해 국민들을 불안케 하고, 응급의료체계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는 이런 보도는 정말 자제해 주길 다시 한번 부탁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