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대담] 의과대학 증원을 둘러싼 의료계와 정부의 강대강 대치가 지속되고 있다. 정부가 각 대학에 증원 규모를 최대 절반까지 자율적으로 줄일 수 있도록 했지만, 의사단체가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면서 여전히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의료계와 정부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의료공백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의 인연으로 현 정부 초기부터 관심을 받았던 정법 연구가 천공(天空) 선생이 데일리메디와 만나 해법을 제시했다. 이번 의료대란 사태 이후 줄곧 언론 인터뷰를 고사해 온 그는 "대한민국 미래가 걱정된다"며 고심 끝에 데일리메디 인터뷰 요청에 응했다. [편집자주]
정법 연구가인 천공 선생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의 과거 인연으로 현 정부 출범 이후 꾸준히 세간에 이름이 오르내리며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의료대란 사태 이후에도 의대 증원 규모인 '2000명'이 '이천공'과 연관 있다는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천공 선생은 이번 사태에 대해 줄곧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서만 입장을 피력해 왔지만, "의료인과 정치인이 바뀌지 않으면 이 나라는 망한다. 도움이 필요하면 나를 불러도 된다"며 인터뷰에 응했다.
"의료계가 도움 요청하면 응할 것이며 대화 문(門) 열려 있어"
천공 선생은 "의료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이 멈춰 섰고 답을 찾지 못해 헤매고 있다. 국가는 국민이 만든 자산이다. 대한민국을 키우기 위해 얼마나 애썼느냐. 절대 망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의사들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해결책에 대해 나한테 물으면 답변할 테니 나를 불러라. 도움을 받을지, 말지는 그쪽에서 결정하면 된다"고 제안했다.
다만 천공 선생은 조건을 제시했다. 앞서 만남을 제안했던 사직 전공의 류옥하다 씨가 요청한 '공개 만남'의 형식이 아닌 '비공개 만남'이다.
그는 "만남을 피하지 않는다. 도움이 필요하면 응할 것이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자 등 공신력 있는 사람이 모여 비공개 만남을 제안하면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대국민 기자회견 통해서 '의대 증원' 논의했어야"
천공 선생은 의료계와 정부의 대화가 부족했기 때문에 이번 의료대란 사태가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대국민 기자회견을 통해 양측 간 간극을 좁히고 해결책을 찾아야 했다는 입장이다.
그는 "과거 정부들이 의료계 반대로 의대 증원을 추진하지 못했던 만큼 이번에는 각오하고 시작했지만 역시나 돌아온 것은 '투쟁'이었다. 국가의 강경책은 의사들이 유발시킨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의사는 존경받아야 하는 직업인데, 불합리하면 쟁취하려 달려든다. 이건 잘못됐다"며 "기자회견을 통해 의견을 전달하면 국민들이 판단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에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선 것도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처음부터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은 옳지 않았다. 의료계와 주무부처가 의견을 나누면 중재하고 결론을 내리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직접 나서니 먹잇감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역술인 프레임 불쾌, 국정운영에 관여한 적 없다"
일각에서는 천공 선생이 과거 윤 대통령 부부와 인연이 있었던 만큼 이번 사태에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의혹이 제기됐다.
천공 선생은 "내 이름이 '이천공'이라 '2000명 증원' 정책이 나왔다는 프레임을 씌우는 세력이 있는데 말도 안 되는 얘기다. 누가 대통령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본인을 '역술인'이라고 칭하는 것에 대해서도 불쾌함을 드러냈다.
그는 "역술에 대해 전혀 모른다. 점도 안 치고 도술도 안 쓴다. 예언도 안 한다"며 "역술인이 되려면 엄청난 지식을 갖춰야 하는데 나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책을 덮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서 최순실을 통해 나라를 뺏은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나를 사이비로 만들어 윤석열 정권을 끌어내리려고 한다"며 "좌파든 우파든 대통령을 도와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의사는 하늘이 내려준 직업, 돈만 좇으면 안돼"
천공 선생은 이번 의료대란 사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의사들이 직업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사는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귀한 사람들이다. 공부한다고 아무나 되는 직업이 아니라 하늘이 내려준 사람들이다. 돈을 많이 벌어 빌딩 사려는 사람들은 의사를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들은 치료는 물론 환자가 아픈 이유에 대해 연구해야 한다. 오롯이 돈 때문에 의사를 하려고 하면 발전할 수 없고, 국민에게 존경받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지금은 의사들이 '의료쟁이'로 격하된 상황이다. 지식인으로서 해결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국민들을 무시하면 안 된다"고 설파했다.
"대한민국 의료, 글로벌로 나가야"
천공 선생은 대한민국 의료계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의료계와 정부, 종교계 등이 모두 힘을 합쳐야 하며, 글로벌 사회에서도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것은 '수리'에 불과하다. 환자는 병원에만 가는 게 아니라 심리적 치료를 위해 절, 교회에도 간다. 그렇기 때문에 종교계와 함께 연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천공 선생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발전한 대한민국 의료가 추후에는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도 도움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가난해서 치료를 못 받는 이들이 국제사회에 많은데 도움을 주기 위해 글로벌 원격진료 시스템을 확대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대한민국 신용도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