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어려운 대외 환경에서도 실적 및 주가가 과거에 비교해 꾸준히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최근 신약기술 이전 등 임상에서 성과를 내는 제약사가 속속 나오면서 시장 관심도 역시 엄청 높아졌다. 정부 전략 산업 중 하나로 이러한 긍정적인 분위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부는 10년이 지나도 주가가 제자리에 머물러 있고, 오히려 급락하는 등 초라한 성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
24일 데일리메디가 매출액 기준 상위 제약바이오업체의 10년 간 주가 및 시가총액 변동 추이를 조사한 결과, 상위 20개 업체 중 16개 기업이 시장가치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기업들 사이에서 주주가치 제고가 최대 현안이 되고 있고, 기업 지속가능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 이들 업체도 어떤 타개책을 마련할 지 주목된다.
빅5 제약사 10년 상승률 최고 ‘한미·유한’
한미약품(대표 박재현)과 유한양행(대표 조욱제)은 은 상위 전통 제약사들 가운데 10년 전에 비교해 주가와 시가총액이 가장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약품 주가는 2014년 4월 22일 8만 6320원(종가기준)을 기록했는데, 금년 4월 22일 31만 3500원까지 올랐다. 10년 전 대비 263% 오른 수치다. 같은 기간 시총은 3조원 가량 늘었다.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산업 사상 최초로 5조원에 달하는 최대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기술반환 등으로 다소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시장을 리딩하면서 꾸준히 성장해왔다.
6년 연속 국내 전문의약품 원외처방 1위에,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신약 개발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최근엔 비만, 간질환 신약에 대한 기대도 한 몸에 받고 있다.
이어서 유한양행으로 2014년 4월 22일 2만5521원(종가기준)을 기록했는데, 금년 4월 22일 7만1600원까지 오른 상태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180% 성장했다. 시총은 5조원 가량 늘었다.
유한양행은 매출과 영업이익 측면에서 명실상부 국내 1등 제약사다. 견고한 수익을 토대로 신약개발에도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15년엔 국내 바이오사에서 ‘렉라자(성분 레이저티닙)’를 15억원에 들여왔다. 이후 임상 성과를 토대로 3년 만인 2018년 11월 얀센에 기술수출로 무려 1조 4000억원을 손에 쥐었다.
이후 개발에 성공한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 신약 ‘렉라자’는 1차 치료제 허가 이후 미국 FDA 병용요법 승인까지 앞두면서 그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외에도 종근당(89%), 대웅제약(51%) 등도 10년 전과 비교해 주가가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고, 빅5 전통 제약사 가운데 녹십자(-13%)는 실적 부진 등으로 인해 주가가 하락했다.
중견제약사중견 제약사 유나이티드·대원제약·동화약품 상승···일양약품 최대 하락
상위 중견 제약사들도 대부분 10년 전과 비교해 시총이 올랐다.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제약사는 동국제약으로, 2014년 6707원 수준에서 금년 4월 1만 6320원까지 143% 가량 올랐다. 매출 면에서 매년 성장을 거듭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동국제약은 건기식, 더마 헬스케어 등 신성장 동력 또한 적극 모색하고 있어 주주들 사이에서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두 번째로 크게 오른 보령은 항암제, 우주사업 등에 대한 기대로 10년 전에 비해 주가가 125% 올랐다. 금년 4월 22일 종가기준 주가는 1만1120원, 시총은 7638억원을 기록했다.
보령은 오너 3세 김정균 대표 중심으로 ‘우주 사업’에 대한 기대가 크다. 여기에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 패밀리 등 견고한 사업 실적도 영향을 주면서 주가도 꾸준히 올랐다.
이 외에 JW중외제약(116%), 한국유나이티드제약(88%), 대원제약(59%), 동화약품(43%), 삼진제약(8%) 순으로 시총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가장 크게 하락한 곳은 일양약품으로 나타났다.
일양약품 주가는 2014년 4월 2만5900원, 시총은 4634억원에 달했지만 10년 만에 반토막났다. 일양약품은 주가조작 혐의 등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광동제약도 24% 하락했다. 실적은 꾸준히 상승했지만 제약사임에도 불구하고 음료 사업 비중이 큰 것이 투자은행 업계에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상장 회사임에도 신약 등 주가 반등 모멘텀이 없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모 증권사 제약바이오 애널리스트는 “시장에서 관심 있어 하는 종목 위주로 리포트를 쓰게 되는데 광동제약은 그런 것은 없다”라며 “투자 포인트가 있어야 하는데 음료 비중이 대부분이기에 분석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요 바이오사 ‘2~400%’ 상승···알테오젠 ‘5710%’ 잭팟
국내 주요 바이오 업체들은 전통 제약사들과 비교해 눈에 띈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국내 제약바이오 투탑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10년 전과 비교해 시총이 각각 463%(48조원), 388%(33조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서 보툴리눔 톡신 업체 휴젤은 10년 전에 주가가 5만원에 불과했지만 최근 주가가 20만원대까지 오르면서 주목 받고 있다. 주가 상승률만 264% 수준이다.
알테오젠은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바이오 업체로, 글로벌 면역항암제 1위 키트루다를 히알루로니다제 기술을 통해 SC제형 독점개발 중인 것이 알려지면서 주목 받고 있다.
주가는 상장일인 2014년 12월 12일 2993원이었는데, 올해 4월 22일 기준 17만 3900원을 기록하고 있다. 10년 전과 비교해 5710% 올랐다. 1000억원에 불과했던 시총도 9조원 이상 늘었다.
엄민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 기업 중 머크와 같은 빅파마의 전체 매출액의 40%가 넘는 제품을 좌지우지하는 기업이 있었는가”라며 “키트루다의 SC 제형이 알테오젠의 기술로 이뤄지고 있는데 약속된 현금만 1.4조원”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