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보건복지부 장관이 되고 싶은 박민수 차관과 폴리페서들이 대통령을 망치고 있고, 국민들 생명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3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의정 갈등 해결을 위해 "윤 대통령과 이 문제를 원점 재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양측이 주장하는 안(案)을 모두 철회하고, 의대 증원이 필요한지 만약 필요하다면 어떻게 추가할지 등을 논의하자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공의, 교수, 개원의 등이 모두 포함된 협의체 구성을 통해서다.
10일 대한의사협회는 서울 용산의협회관에서 지난 9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 대한 브리핑을 가졌다.
임현택 회장은 "어제 윤석열 대통령 말씀이 국민들을 위한 진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는 필수의료 문제를 해결한다며 의사들을 악마화하며 복지부 장관을 노리는 박민수 차관과 국회로 간 김윤 같은 폴리페셔들이 대통령을 망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이 주장하는 건 포장지만 요란하게 해서 국민들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며 "이걸 개혁이라고 포장해서 국민들과 의사들을 갈라 놓고 있고 정작 위험은 대통령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박민수 차관과 김윤 교수 주장은 건물을 짓는데 철근을 빼고 대나무, 아니 수수깡을 넣겠다는 것"이라며 "이들에 속아 나중에 우리나라에서 쉬운 병도 치료하지 못하냐는 국민들 한탄이 나올 때, 그 온갖 원망은 대통령이 뒤집어 쓰게 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박민수 차관과 김윤 교수가 대통령을 속여 진행해왔던 의대 정원 사안과 필수의료 정책패키지를 백지상태에서 재검토해 달라"고 촉구했다.
임 회장은 "현재 우리나라 의료상황은 몇 십년간 의사들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이 피나는 노력을 해서 이뤄놓은, 다른 나라들도 놀라워하는 세계적인 시스템 자체가 철저히 붕괴돼 전국민 생명을 크게 위협할 위기에 처했다"며 "한 번 붕괴되면 절대로 복구하지 못할 인프라"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부디 이제는 국민들을 위해 국정을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결단을 내려주길 간곡히 부탁한다"며 "더 이상 강대강 대치 국면을 벗어나 오늘이라도 기회가 된다면 당장 허심탄회하게 대화하자"고 덧붙였다.
그는 "서로가 원하는 바를 철회하고, 제로 베이스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자. 언제까지 강대강 대치를 이어갈 것이냐. 그러기 위해선 2000명, 1000명 숫자에 집착하지 말고 원점에서 이 문제를 대화하자"고 역설했다.
"의협=개원의 단체, 법조계와 의료계 차이 몰라 생긴 착오"
"건정심과 보정심 같은 구성 의료개혁특위에는 참여 안한다"
또한 대통령이 의협을 "개원의 권익을 대표하는 단체"라고 언급한 것은 의료계와 법조계의 구조가 다르다는 점을 알지 못해 생긴 착오에서 비롯된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임 회장은 "대한의사협회는 대한변호사협회와 다르다"며 "대통령이 (법조계 출신이다보니) 의료계와 법조계 간 차이점을 알지 못해 변협과 비슷한 것으로 착각을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의료계가 통일된 안을 내지 않아 의정 대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 그는 "의료계 지금껏 일관되게 한목소리를 내왔다. '원점'에서 재논의를 하자는 게 통일된 안"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더불어 오늘 열릴 의료개혁특별위원회 2차 회의에 참여할 용의가 있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참여하지 않겠다. 왜냐하면 의료현장의 상황을 정확히 반영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임현택 회장은 "의료법에 의료인은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간호사, 조산사로 명시돼 있다"며 "의료인이 아니면 의료행위를 할 수 없고, 의료인이더라도 면허 외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 처벌 자체도 무겁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런데 의료개혁특위 구성을 보면 건정심, 보정심과 다를 바 없다"라며 "여기 포함된 사람이 거기도 포함되는데, 이게 뭐 인사 돌려막기도 아니고 복지부 입김이 반영된 멤버 구성인데 제대로 된 논의가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정부가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외국 의사를 수입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데 대해 맹비난했다. 특히 한덕수 총리가 "실력 검증된 외국 의사 영입이 가능하다"고 발언한 데 대해 사퇴를 촉구했다.
임 회장은 "한 총리가 '실력 검증 안 된 외국의사가 수입되지 못하도록 하겠다'며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며 "국민을 얼마나 하찮게 생각하고 의료현장을 모르면 그런 식의 발언을 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역사에 남을 망발"이라며 "헝가리, 우즈베키스탄의 의대 자체를 문제 삼는 게 안한다. 다만 국내 의대를 들어가지 못하거나 혹은 들어가도 학업을 따라가지 못해 국가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는 이들이 우회로로 이들 국가 의대에 들어가는 사례가 많은데, 그들이 국내에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안에 반대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