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의료계의 법원에 제출된 정부의 의대 증원 근거 자료를 공개에 대해 “여론전을 통해 재판부를 압박해 공정한 재판을 방해하려는 의도”라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한 총리는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의료계 대리인은 정부 제출 자료를 기자회견을 통해 전부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의료계가 이날 공개하려는 자료는 의대증원 효력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에서 재판부가 정부에 요청한 내용이다. 정부는 ‘2000명 증원’ 근거가 된 회의 자료와 보고서 등 50여건을 재판부에 제출한 상태다.
한 총리는 “정부가 제출한 자료에 대해 소송 상대방으로서 이견이 있다면 얼마든지 소송 절차를 통해 제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재판부가 어떠한 방해와 부담 없이 최대한 공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최소한 금주 내로 내려질 결정 전까지만이라도 무분별한 자료 공개를 삼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 총리는 “정부는 10일 법원이 요청한 자료를 꼼꼼히 작성했다”면서 “요청된 자료는 모두 제출했고, 재판부가 따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참고가 될 것으로 판단되는 배정심사위원회 정리 내용 등 자료도 성실하게 자발적으로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의대 증원에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 그는 “정부는 앞으로 채 10년도 남지 않은 2035년에 의사 1만 명이 부족해진다는 복수의 과학적 방법론에 의한 연구보고서를 토대로 의대 증원을 결단했다”고 반박했다.
한 총리는 “의료 수요는 늘어나는데 19년간 단 한 명도 의대 정원을 늘리지 못한 현실을 고려했고, 의대를 보유한 전국 40개 대학의 희망 증원 규모와 교육여건을 참고했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의사단체 등 의료계 의견을 묻고 반영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주요 국가들이 인구변화와 의학 발달에 맞춰 이미 수년 전부터 적극적으로 의료 인력 양성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며 “향후 심리 과정에서 의대 증원 결정 과정을 재판부에 소상히 설명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정부는 소송에 성실히 임해 당초 계획대로 5월 말에 대학교육협의회 승인 등 관련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의대 증원에 대한 의지를 거듭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