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심장에 인공심박동기를 설치하지 않고도 유전자 이식을 통해 심장이 스스로 뛰도록 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다.
전남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이기홍 교수 연구팀은 23일 "완전방실차단 돼지 모델에서 유전자 치료로 인공심박동기 대신 스스로 박동할 수 있는 유전자 치료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완전방실차단은 심방과 심실 사이 구조물인 방실결절이 망가져 스스로 심장이 박동할 수 없는 질환으로, 치료법은 인공심박동기 이식이 유일했다.
하지만 인공심박동기 이식은 치명적인 염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고, 약 10년마다 재시술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전남대병원 연구팀은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미국 에모리대학과 공동으로 유전자 치료법을 연구했다.
연구팀은 스스로 심장을 뛰게 하는 자동박동 능력을 지닌 유전자(TBX18)를 찾았고, 이 유전자를 인공심박동기 대신 돼지 심장 내에 이식했을 때, 심장이 스스로 뛰는 것을 확인했다.
유전자 치료법은 자동박동 능력 유지 기간을 2배 이상 연장하면서 인공심박동기 없이 심장을 스스로 뛰게 하는 첫 번째 연구라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고 전남대병원은 설명했다.
또 기존 바이러스를 이용해 면역거부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치료법과 달리 유전자 치료법은 메신저 리보핵산(mRNA)을 이용해 면역거부반응 위험도 피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인공심박동기라는 이물질을 삽입하지 않고, 스스로 심장을 다시 뛰게 하는 방법이 없을까 모색해왔다"며 "아직 동물실험에서의 성공이지만, 유전자 치료가 완전방실차단 환자에게 적용돼 인공심박동기를 대체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고 말했다.
이 교수팀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에 발표됐다.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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