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기관으로 둔갑한 의료기관 사용자들은 전공의들을 피교육자가 아닌 값싼 노동력으로 환산해 취급하고 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꼭 나오는 질문이 '일하는 게 힘들면 의대 증원에 왜 반대하는가'란 질문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사람을 갈아 넣어서 돌아가는 시스템을 바꾸지 않는 이상 의대생을 증원한다고 해서 변하는 것은 없다."
김태근 가톨릭중앙의료원 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5월 31일 '가톨릭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심포지엄'에서 '전공의들이 지켜본 의정갈등 사태'를 주제로 정부 유화책에 대해 불신감을 피력. 그는 "정부가 2028년까지 건강보험 재정 10조원 이상을 필수의료에 투자한다는 방침이지만 믿지 않는다"고 단언.
김 대표는 "지난해 문을 연 대전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은 30억원 적자가 발생했고, 올해 64억원 적자가 예상된다. 정부에 지원을 요청해도 긴축재정으로 예산이 부족하다며 지원을 반대하고 있다"고 소개. 그는 또한 "2024년도 예산안에는 지역거점병원의 공공성 강화 사업 예산이 95억원 삭감됐다. 반면 올해 3월 6일 국무회의에서 보건복지부 예비비로 1254억원이 편성됐는데 그중 의료개혁 홍보비로 90억원이 잡혔다"고 비판.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정부가 본인들 의견만 맞고 목소리를 내는 의사들을 정책의 장애물로 여기고 탄압하는 것이 정상적인 사회인가"라고 물으며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체감하는 문제들이 잘 반영될 수 있도록 의료계 뿐 아니라 전(全) 영역에서 전문가가 인정받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고 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