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게임형 디지털 치료기기를 개발한 업체가 매각된다. 상업적 실패에 따른 경영난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디지털 치료기기(DTx) 업체 아킬리(Akili Interactive)가 버추어 테라퓨틱스(Virtual Therapeutics)에 3400만달러(한화 약 467억원)에 매각된다.
아킬리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버추어 테라퓨틱스에 주식을 주당 0.4340달러, 총 3400만달러 규모로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전날 대비 4% 프리미엄을 더한 가격이다.
버추어와 아킬리는 올해 3분기까지는 인수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인수완료 후 아킬리는 버추어의 자회사로 운영되며 나스닥 시장에서 상장을 철회하고 비상장 기업으로 돌아간다.
미국 보스톤에 위치한 아킬리는 202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세계 최초로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디지털 치료기기 '인데버Rx(EndeavorRx)'를 개발한 기업이다.
지난해 파산한 페어테라퓨틱스(Pear Therapeutics)와 함께 대표적인 디지털 치료기기 업체로 꼽혀왔다.
지난 2022년 10억달러 규모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미국 나스닥(Nasdaq) 시장에 스팩(SPAC) 합병을 통해 상장했다.
업계에서는 아킬리 매각은 인더베RX 상업적 실패가 주된 원인이 됐다고 보고 있다.
실제 아킬리는 지난해 1월 인력 40%를 감축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9월에는 처방 기반 사업 모델을 비처방 사업 모델로 전환했다.
특히 자폐스펙트럼장애(ASD), 다발성경화증(MS), 주요우울장애(MDD) 등 주요 제품 개발을 중단하는 등 전략적 변화를 모색해 왔다.
하지만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을 확립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며 결국 매각을 결정했다는 분석이다. 아킬리 올해 1분기 매출은 38만3000달러, 순손실은 980만달러를 기록했다.
버추어는 정신건강을 위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디지털헬스 기업이다. 버추어는 VR(가상현실) 기기를 통해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정신건강 관련 애플리케이션(앱)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