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85.6%가 '의사들이 집단행동을 중단하고 환자 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대 증원을 백지화해야 한다는 의료계 주장에 대한 찬성률은 29.1%에 그쳤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이 같은 내용의 국민여론조사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보건노조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서던포스트에 의뢰해 지난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5월 28일부터 29일까지 이뤄졌다.
먼저 의료계의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서울고등법원의 각하·기각 판결에 대해 국민 70.4%가 지지했다.
또 '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의대 증원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료계 입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응답은 반대가 65.3%로 집계됐다.
'의사단체 주장대로 원점 재검토 해야 한다'는 응답은 29.1%에 불과했고, '정부 계획대로 의대 증원을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은 65.3%였다.
의사 집단행동에 대해서는 반대 비율이 85.6%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들은 "전공의와 의대 교수들이 진료거부, 집단사직, 휴진 등을 중단하고 환자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봤다.
전공의 이탈로 경영 위기 직격탄을 맞고 있는 수련병원에 대한 정부 지원에 대해서도 물었다. 그 결과 국민 82.2%가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답했고, "반대한다"는 응답은 12.7%에 그쳤다.
공공병원을 지원해야 한다는 여론도 압도적으로 높았다. 찬성 의견은 85.9%였다.
일정 기간 지역 근무를 조건으로 의사면허를 발급하는 제도인 '지역의사제' 도입에 대해서는 85.3%가 찬성했다. 공공의대 설립에 대해서도 81.7%가 찬성 응답을 내놨다.
무분별한 개원을 통제하는 정책과 관련해서도 찬성 의견이 많았다.
'동네의원으로 의사들이 몰리는 것을 막고 종합병원에서 필수·중증·응급의료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한 개원통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55%가 찬성했고, 34%가 반대했다.
병상 과잉, 수도권 병상 쏠림 등 무분별한 병상 증축을 통제하는 정책에 대해서도 62%가 찬성하며 높은 비율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의료개혁을 위한 대화에 의료계가 찬성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86.5%가 '의대 증원에 관게 없이 의료계는 대화에 참여해야 한다'고 답했다.
"국민 여론 따라 진료 정상화에 협력해야"
보건노조는 "여론조사 결과는 의대 증원을 '한국의료 사망선고'라고 규정한 의료계와 극명한 온도차"라며 "국민들은 의대 증원이 필수·지역의료 활성화의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라고 해석했다.
이어 "의사단체는 계속 진료를 거부하고 더 큰 싸움을 시작할 게 아니라 국민 여론에 따라 의대 증원 필요성을 인정하고 진료 정상화에 협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정부의 의료개혁 핵심과제에 ▲지역의사제 도입 ▲공공의대 설립 ▲무분별한 개원 통제 ▲무분별한 병상 증축 통제 등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게 노조 주장이다.
특히 "윤석열 정부의 의료개혁이 의사 달래기용, 의사들에게 수가 퍼주기용으로 변질돼서는 안 된다"며 "필수·공공의료 인프라를 구축하고 왜곡된 의료체계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