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등을 운영하는 아산사회복지재단(이하 아산재단)이 HD현대일렉트릭 보유 주식 중 절반을 올해 안으로 처분하기로 했다. 약 1000억원 규모다.
일각에서는 최근 산하 병원들 경영난을 해소하기 위해 현금 확보에 나섰다는 관측도 제기됐으나, 아산재단 측은 "통상적인 자산 운용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아산재단은 지난달 21일 HD현대일렉트릭 주식 40만주를 올해 말까지 처분키로 결의했다.
이에 따라 아산재단 보유 지분은 기존 2.21%(79만5236주)에서 절반인 1.10%(39만5236주)로 줄어든다.
아산재단은 이미 지난달 23일 5만주, 24일 10만주, 27일 3만주 등 6일에 걸쳐 총 21만652주를 장내 매도했다. 각 거래일 종가 기준으로 추산하면 약 589억원 규모다.
아산재단이 40만주를 모두 처분할 경우 매각을 결의했던 지난달 21일 종가 기준 약 1022억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아산재단이 현금화한 재정을 서울아산병원 등 산하 병원에 긴급 자금으로 투입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금년 2월말 전공의 사직 이후 수술과 외래 등 진료가 급감하면서 40일간 의료분야 순손실이 511억원에 이르는 등 자금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산재단은 주식 처분 목적에 대해 '목적사업 운영'이라고 공시했다.
재단 관계자는 "병원 경영과는 전혀 상관없다"며 "현재 주식 매각을 통해 확보한 현금을 병원에 투입하지도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현재 병원 상황상 일부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재단이 통상적인 자산 운용을 위해 주식을 사고파는 것일 뿐"이라고 부연했다.
자산 운용 측면에서 아산재단은 HD현대일렉트릭 주가가 최근 고공행진하며 보유주식 매도로 인해 상당한 이익을 실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 5월 27일 장중 신고가인 31만4000원을 기록하며 금년 1월 2일 종가 8만100원 대비 4배 가까이 올랐다. 이달 3일 기준 종가는 29만1000원으로 마쳤다.
지난 2022년 6월께 2만원 초중반대 가격을 형성하고 있던 것을 고려하면 2년 새 10배 넘게 오른 셈이다.
다만 아산재단은 HD현대일렉트릭이 지난 2017년 5월 현대중공업으로부터 분할돼 재상장할 당시부터 해당 주식을 보유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매각을 통해 기대되는 차익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HD현대일렉트릭의 재상장 당일 시초가는 6만1351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