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前) 대표이사 배임 혐의설로 코스닥 시장에서 주식 거래가 정지된 정형외과용 의료기기 제조기업 이노시스가 1년 6개월여 만에 거래재개에 성공했다.
최대주주 변경과 재무구조 개선 등 체질개선을 위한 노력이 유효했다는 평가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0일 기업심사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이노시스 상장을 유지키로 결정했다. 지난 2022년 12월 한 前 대표이사 배임 혐의설로 주권매매거래가 정지된 지 1년 6개월만이다.
이에 따라 이노시스 주식 거래는 11일부터 재개됐다.
1997년 설립된 이노시스는 척추고정장치, 척추통증치료용 미세침습 등 정형외과용 임플란트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원천기술을 내세워 지난 2015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이노시스는 과거 쌍용차 인수 추진 과정에서 허위 정보로 주가 조작 혐의를 받은 에디슨모터스 관계사던 시절 한 前 대표 배임 혐의설로 거래가 정지됐다.
당시 거래소는 2022년 12월 의정부경찰서와 경기북부경찰청을 통해 한 前 대표가 직원들로부터 56억원 규모 배임 혐의로 고소를 당한 것을 파악했다.
해당 고소건은 한달 뒤인 2023년 1월 고소인의 자진 취하로 일단락됐지만, 이노시스는 배임 혐의 발생을 사유로 실질심사 대상이 됐다.
업계에서는 배임 혐의설이 '무혐의'로 결론난 만큼 거래재개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지만 거래소는 거래재개 대신 2024년 4월 18일까지 1년 간의 개선기간을 부여했다.
여기에 거래소가 지연공시 등을 사유로 이노시스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이에 이노시스는 부과벌점은 12점에 공시위반제재금 4800만원을 부과받았다.
이노시스가 변화를 꾀한 것은 시지바이오를 새주인으로 맞이하면서다. 이노시스는 지난해 11월 경영 정상화를 위해 대웅 특수관계사 시지바이오에 경영권을 매각했다.
딩시 시지바이오는 최대주주인 스마트솔루션즈가 보유한 이노시스 지분 17.75%와 2대주주인 제이스페이스홀딩스 지분 5.79%를 325억원에 취득했다.
시지바이오는 기타 지분까지 흡수하며 3월 말 기준 이노시스 지분 34.7%를 보유하고 있다.
시지바이오는 지난 2월에는 정주미 최고운영책임자, 유현승 대표이사, 정효철 사업부장 등 시지바이오 주요 인력을 이노시스에 배치하며 조직개편에 힘썼다.
특히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 건전성도 눈에 띄게 개선했다. 실제 이노시스는 거래정지 당시 부채가 837억원이었으나 올해 1분기 기준 164억원으로 수축했다.
시지바이오는 향후 이노시스와 사업 시너지를 발휘해 경영 정상화에 더욱 속도를 낼 방침이다.
시지바이오는 골대체재, 경추용 케이지 등 바이오 기술을 접목한 척추 및 정형외과 의료기기를 보유하고 있다. 이노시스는 척추 임플란트 분야에서 우수한 종합적 연구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시지바이오 관계자는 "앞으로 바이오와 임플란트 사업 영역 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공동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 양사 영업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국내외 영업력을 키워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