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가 집단휴진을 시작하며 의정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는 가운데 여야 역시 강하게 대치 중이다. 이로 인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복지위) 역시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 모습이다.
제 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여당 의원들을 대상으로 입법청문회와 동행명령권 발동 등을 예고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을 강행한 데 대해 헌법재판소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다.
野 "집단휴진 유감 표하기 전에 장외 태업 멈추라"···청문회·동행명령권 발동 예고
오늘(19일) 오전 국회에서 복지위 제2차 전체회의가 열렸다. 국민의힘 위원들과 출석 요구를 받은 보건복지부 장관, 차관은 지난번 제 1차 전체회의에 이어 이날도 불참했다.
야당 위원들은 첫 번째 안건이었던 서류 제출 요구의 건은 의결시켰으나 두 번째 안건이었던 의료계 비상상황 관련 긴급 현안 질의는 무산됐다.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은(더불어민주당)은 "정부여당에 진심으로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국회에 나와 국민 앞에 현재 상황을 상세히 설명하고 답변할 의무를 저버렸다. 이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야당 위원들은 상임위 차원의 청문회, 동행명령권 발동 등 강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정부가 의대 정원 2000명 확대를 추진한 과정과 근거, 환자단체와의 면담 이행 여부 등에 대해서도 질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선민 위원(조국혁신당)은 "개별 의원실 업무보고도 안 하고 자료요청에 성실히 협조하지 않는 것을 묵과해서는 안 된다"며 "복지부 장·차관, 대한의사협회 임원진,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표, 서울대병원·서울의대 교수 비대위, 환자단체 등도 참석하는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주영 위원(개혁신당)은 "정부의 반복되는 근거 없는 명령, 반헌법적 폭언이 의료의 후진개혁을 낳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국회로 나오고 복지부는 무대책·무계획·무상식·무논리 등에 이어 무책임까지 보이지 말라"고 일갈했다.
국민의힘이 복지위를 비롯한 상임위 활동은 전면 거부(보이콧)하면서 의료개혁특위 차원에서 의료현장을 방문하거나 당정회의를 연 데 대한 쓴 소리도 나온다.
강선우 복지위 야당 간사(민주당)는 "의료대란 현장이 관광지냐. 가서 보고 배웠다는 이야기나 하고 있더라"라며 "윤석열 정권 인사들의 생명 경시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인 18일 기자회견에서도 민주당은 엄포를 놨다. 여당과 보건복지부 장·차관이 복지위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다면 청문회를 추진하고, 증인으로서 출석을 추가적으로 요구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박희승 위원(민주당)은 "동행명령권 발동과 불출석 등의 죄로 고발하는 등 국회가 할 수 있는 모든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與 "비상상황에서 의대증원 결정 추궁해서 뭐하나"···상임위 구성 등 권한쟁의심판 예고
민주당의 이 같은 엄포에도 국민의힘은 "비상상황에서조차 정부의 발목을 잡지 말라"고 맞대응했다. 현 시점에서 이미 결정된 의대 증원에 대해 정부를 추궁해봤자 소용없다는 시각이다.
정광재 국민의힘 대변인은 18일 논평을 통해 "민심을 받들어 정부와 정치권이 힘을 모아야할 때임에도 복지부 장·차관을 국회로 불러 의대 증원 결정 과정을 따지겠다며 벼르는 것은 의료공백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의사들에게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집단휴진 철회를 요구하면서, 집단휴진 현장 점검 및 소통을 위해 보라매병원을 방문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보라매병원에서 "의료정상화를 위해 어떤 것을 경청해야 하는지 듣기 위해 왔다"며 "교착상태에 빠진 이 국면을 어떻게든 이겨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에 대응할 강경 카드도 꺼냈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 상임위원장 선출 및 상임위 강제배정 무효 확인을 위한 권한쟁의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신청했다.
해당 심판은 우원식 국회의장, 백재현 사무청장을 피청구인으로 하며, 국민의힘은 "헌법이 부여한 국민대표권, 국회의장·부의장 선출절차 참여권, 상임위원장 선임절차 참여권 등을 침해받았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