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대낮에 진료실에서 환자에게 피습당한 사건이 터지자 개원가가 충격에 빠졌다. 의료인에 대한 폭행은 명백한 '중범죄'로 가중처벌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한의사협회는 21일 성명을 통해 "환자를 치료하고 생명을 살리는 의사를 도리어 해치는 부조리한 현실에 심각한 분노와 절망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분명한 살인미수 중범죄에 해당하기에 무관용 원칙에 의해 엄중처벌을 요구한다"며 "의협은 해당 의료인에 대한 법적 대응 및 보호조치 강구 등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의료기관 내 칼부림이나 폭행 등으로 진료에 매진하지 못하는 의료진 호소를 더 이상 묵살하지 않아야 한다"며 "의료인 폭행은 국민 생명과 건강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개원가는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 추진 이후 의사를 악마화하는 과정에서 폭력적인 행위가 더 늘어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은 "진료실은 치료를 위한 의사-환자 관계의 출발점이 되는 곳인데 이제는 치료자를 해치고 선혈이 낭자하는 공포의 공간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환자의 공격적 발언과 고소 및 고발 위협 등이 급격하게 늘었다"며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 후 의사들은 공격해도 되는 대상이자 타도의 대상이 된 것 같다"고 성토했다.
대개협은 "정부는 의사와 환자 관계를 이간질해 이득을 취하는 행태를 즉각 중단하고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에 나서라"며 "진료실에서 환자가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의사회 황규석 회장은 지난 20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찾아가 피의자 엄벌을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황규석 회장은 "이런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법제도로 더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며 "최고형으로 다스리는 사례가 나올 수 있게 서울시의사회 차원에서 경찰서에 진정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P의원 대표원장은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수 차례 찔려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 환자는 의사의 약 처방에 불만을 품고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