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의료기기 사용에 이어 자동차 보험 진료비 이슈를 두고 의료계와 한의계 간 날 선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한의과 자동차보험 전체 진료비 규모가 확대되는 것을 두고 의료계는 '경상환자에 대한 한방 과잉진료'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의계는 "국민들의 높은 치료 효과와 선호도" 때문이라고 반격에 나섰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23년 자동차보험 진료비 통계'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한의과 자동차보험 전체 진료비가 2021년 처음 의과를 추월한 후 그 격차가 나날이 확대되고 있다.
2021년 한의과 자동차보험 진료비는 1조3066억원으로, 처음 의과(1조787억원)를 앞섰다. 그런데 2023년에는 의과 1조656억원, 한의과 1조4888억원으로 차이가 2배가량 늘었다.
지난해 종별 환자수는 한의원이 87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한방병원 76만명, 의원 74만명 순으로 나타났으며, 한방병원의 경우 작년에 환자 수가 10.9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의원의 입원 환자수는 8만 4189명에서 7만 1283명으로 15.33% 줄었고, 외래 환자는 70만 2080명에서 69만 7497명으로 0.65% 감소했다.
의협 이태연 자동차보험위원장은 "2021년 처음 한의과 자보 진료비가 의과를 추월한 이후 지난해에는 그 격차가 4196억원이나 확대됐다"며 "자보환자에 대한 한의과 진료가 비정상적으로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과 진료의 경우 비급여 인정 항목이 제한적이고 산재보험에서 정한 낮은 수가를 따르고 있다"며 "반면 한방은 경증환자의 장기입원, 의과 대비 과도한 건당 진료비 등이 자보 진료비 급증을 야기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입원과 외래 모두 1, 2순위인 S13(목부위의 관절 및 인대의 탈구, 염좌 및 긴장) 및 S33(요추 및 골반의 관절 및 인대의 탈구, 염좌 및 긴장)에서, 의과 대비 한의과의 건당진료비가 입원은 2.5~2.8배, 외래는 1.7~1.9배 높다는 것이다.
이태연 위원장은 "첩약, 약침술, 추나요법, 한방물리요법 등 비급여를 자동차보험 진료수가로 인정하고 있다"며 "한의원은 1인실만 운영하는 곳이 대부분으로, 호화로운 상급 병실 운영을 통해 과도한 진료비를 청구하는 왜곡된 진료형태가 한방 자보 진료비 급증의 주요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자동차보험 가입 시 한방치료를 선택적으로 가입할 수 있게 해 국민들의 선택권을 보호해야 한다"며 "이런 조치가 있어야 자보 진료비 급증이 자동차 보험료 증가로 이어지는 고리를 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증환자 95%, 한의치료 신뢰한 결과"
반면, 한의계는 한의과 자동차 보험 진료비가 의과보다 높은 것은 한의치료에 대한 높은 신뢰도와 만족도로 인한 결과라고 반박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한의과 자보 진료비가 의과보다 높은 것은 '비정상적'인 것이 아니라 교통사과 환자의 95%를 차지하는 경증환자가 한의치료를 선호, 신뢰해서 선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지난 2021년 8월 실시한 '교통사고 후 한의치료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에서 응답자의 91.5%가 '한의 의료서비스에 만족한다'고 답했고, 43.3%는 '한의과 치료효과가 더 높다'고 응답했다.
한의협은 "비급여 항목도 자보 수가가 금액 및 점수로 고시돼 모든 의료기관이 동일한 수가를 적용받는 등 심사기준 내 진료수가를 인정받고 있어 비급여항목의 진료수가와 인정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의협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의계는 이미 자동차보험에서의 모럴 해저드 부분을 자정, 규제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의원급에서 자동차보험 진료가 많은 것은 의계와 한의계가 대등한 위치에서 경쟁한다면 한의진료를 찾는 국민이 많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