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사업보다 음료 사업에 집중해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광동제약이 제약·헬스케어 사업을 확대하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최근 이탈리아 희귀의약품 전문기업 '키에시(CHIESI Farmaceutici)' 희귀의약품 4종을 추가 도입하고, 국내에 독점 유통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도입된 품목은 말단비대증 치료제 '마이캅사(Mycapssa)', 동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제 '적스타피드(Juxtapid)', 수포성 표피박리증 치료제 '필수베즈(Filsuvez)', 지방이영양증 치료제 '마이알렙트(Myalept)' 등 4종의 희귀질환 글로벌 신약이다.
이번 계약은 지난해 키에시로부터 '락손(Raxone)', '엘파브리오(Elfabrio)', '람제데(Lamzede)' 총 3종의 희귀의약품을 도입한 데 이어 두 번째다.
광동제약은 키에시와의 전략적 제휴가 희귀질환 사업분야를 확장하고 강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광동제약은 지난 2일 체외진단기기 전문기업 프리시젼바이오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프리시젼바이오는 인체∙동물용 검사기, 카트리지 등을 제조 및 판매하는 체외진단기기 전문기업이다.
광동제약은 프리시젼바이오의 최대 주주인 아이센스 등이 보유한 주식 29.7%를 인수할 계획이며, 인수금액은 약 170억 원 규모다.
광동제약은 체외진단기기 및 개인맞춤형 헬스케어 등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목적으로 인수를 결정했으며,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광동제약은 앞서 지난해 1월 펫 헬스케어 기업 비엠스테이지와 씨티바이오 지분을 각각 17.1%, 32% 인수한 바 있다.
이어 지난해 말에는 건강기능식품·화장품 제조·판매 기업 비엘헬스케어 지분 58.74%를 300억 원에 인수하고 지난 3월 '광동헬스바이오'로 사명을 변경하기도 했다.
삼다수 매출 편중…연구개발비 비중 2.2% 수준
광동제약이 최근 제약 사업, 헬스케어 사업 확장에 주력하고 있는 이유는 편중된 사업 구조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광동제약은 제약사지만 F&B 사업 매출액이 지난해 전체 매출액의 59.1%를 차지했다. 올해 1분기도 F&B 사업 매출액 비중은 44.7%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매출액 중 삼다수가 33.8%를 차지했으며, 비타500류(10.9%, 약국 제외), 옥수수수염차(4.8%), 헛개차(4.7%)가 뒤를 이었다.
올해 1분기에도 삼다수가 전체 매출액의 29.2%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지난해 병원 사업 매출액 비중은 백신류 6%, 비오엔주 0.4%, 항암제류 2.5%, 베니톨(혈관보강제) 1.1%에 그쳤다.
F&B에 사업에 집중되다 보니 광고선전비도 꾸준히 늘어 2021년 360억 원, 2022년 375억 원, 2023년 405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연구개발비 비중은 2021년 1.5%, 2022년 1..6%, 2023년 2.2%에 그쳤다.
이에 업계에서는 광동제약의 사업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지적과 함께 성장성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으며, 최근 제약·바이오주 랠리에도 광동제약 주가는 지지부진했다. 광동제약 주가는 최근 3개월간 60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광동제약이 성장 동력 마련을 위해 제약·헬스케어 사업에 집중하고 있으나, 연구개발비 비중은 비슷한 매출 규모 제약사들(10%) 대비 여전히 낮은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