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국내 연구진이 혈액 내 암 돌연변이 유전자를 초고민감도로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재료연구원(KIMS, 재료연)은 바이오·헬스재료연구본부 이민영·박성규 박사 연구팀이 광신호 증폭용 바이오센서 나노소재를 기반으로 한 혈액 내 암 돌연변이 유전자 검출 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기존 유전자 분석 기술은 정상 유전자 대비 돌연변이 유전자를 검출하는 분석 민감도가 낮아 초기 암 환자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어려웠다. 또 분석에 고비용, 장시간이 소요돼 빠른 치료전략을 수립하기 쉽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 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표적 유전자 부위 내 다양한 암 돌연변이를 0.000000001%의 초고민감도로 1시간 이내 분석할 수 있는 저비용 분석 기술을 개발했다.
이 같은 초고민감도는 보고된 기술 중 최고 수준인 0.0001%보다도 10만배 향상된 것이다.
연구팀은 형광 신호를 크게 향상시키는 나노소재 기술과 정상 유전자의 형광 신호를 억제하고 암 돌연변이 유전자의 형광 신호만 증폭시키는 프라이머/프로브 설계를 결합했다.
연구팀은 3차원의 고밀도 금나노구조체가 형성된 플라즈모닉(금속 나노 구조 내에서 발생하는 집단 전자 진동 현상을 활용해 빛을 제어·조작하는 기술) 기판에 EGFR(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돌연변이 유전자 3점(삭제·삽입·점 돌연변이)을 동시에 검출할 수 있는 마이크로 어레이 형태의 바이오칩을 제작했다.
EGFR 돌연변이는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유전자에 발생하는 변이로, 폐암 환자에게서 흔히 발견된다.
연구팀은 국내 폐암 환자(1기∼4기) 43명과 정상군 40명을 대상으로 임상적 성능을 평가한 결과 폐암 환자에 대한 임상적 민감도 93%와 정상군에 대한 임상적 특이도 100%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폐암을 시작으로 대장암, 유방암, 췌장암 등 다양한 암에 대한 조기 진단 기술로 실험을 확대하는 한편 상용화를 위한 기술이전 기업도 모색하고 있다.
이 기술은 암 초기 진단과 재발 감지 및 치료효과 모니터링, 개인 맞춤형 치료계획 수립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또 외과적인 조직 생검 대신 혈액을 이용한 액체 생검이 가능해 환자 부담과 검사과정 복잡성을 줄이고, 정기 선별검사로 활용될 수도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스몰 사이언스'(Small Science)에 온라인 게재됐고, 표지논문으로도 선정됐다.
연구책임자인 이민영 선임연구원은 "초고민감도로 다양한 암 돌연변이의 포괄적 검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암 조기진단 및 치료·재발 모니터링시장 주역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암환자 생존율과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sk@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