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PD-1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가 국내에서 서른한번째 적응증을 승인받았다. 국소 진행성 전이성 요로상피암에 대한 키트루다-파드셉 병용요법으로 네번째 요로상피암 적응증이다.
현재까지 국내 16개 암종 31개 적응증을 허가받은 키트루다는 암 환자의 치료 환경을 변화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의료현장에선 요로상피암 치료에 있어 지난 30여년 동안 유지되던 젬시스 요법을 대체하는 1차 치료로 부상할 것이라는 시각이 크다.
이재련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지난 30여 년간 요로상피암에서 이 정도의 효과를 보인 치료법은 없었다. 무진행 생존기간이 2배 이상 늘었다는 건 정말 놀라운 효과”라며 기대했다.
이 교수는 “효과적인 새로운 치료 옵션을 간절히 기다려온 국내 요로상피암 환자들에게 희망이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25일 제약계에 따르면 한국MSD 키트루다와 아스텔라스 항체-약물 접합체(ADC) 파드셉(엔포투맙베도틴) 병용요법이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1차 치료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면역항암제와 ADC의 새로운 조합으로 주목받은 키트루다-파드셉 병용요법은 지난해 유럽암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3)에서 첫 데이터가 발표됐다.
이 자리에선 30여년 만에 요로상피암 1차 치료 패러다임을 바꿀 치료제로 평가받으며 기립 박수를 끌어냈다. 실제 요로상피암 분야에서 면역항암제와 ADC 병용요법으로 치료 효과를 입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허가의 기반이 된 KEYNOTE-A39/EV-302 3상 임상에서는 이전 치료 경험이 없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환자를 대상으로 키트루다-파드셉 병용요법의 효과를 평가했다.
중앙값 17.2개월의 추적 관찰기간 동안 키트루다-파드셉 병용요법의 무진행 생존기간(PFS) 12.5개월로, 위약군은 6.3개월 대비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55% 감소시켰다.
전체 생존기간(OS) 평가에서 키트루다군과 위약군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각각 31.5개월과 16.1개월로 키트루다군이 위약군 대비 사망 위험을 53% 감소시키는 효과를 입증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요로상피암 환자들이 신속하게 효과적인 치료법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당 적응증에 대한 실시간 항암제 심사(Real-Time Oncology Review) 프로그램 및 우선 검토를 시행했다.
허가 심사 마감일보다 5개월 빠르게 적응증 확대가 승인됐다. 최신 미국 NCCN 가이드라인에서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1차 치료에서 시스플라틴 사용 가능 여부와 관계없이 키트루다-파드셉 병용요법을 최고 등급인 카테고리1로 우선 권고했다.
이민희 한국MSD 항암제사업부 전무는 “미충족 수요가 컸던 요로상피암 분야에서 최신 치료 옵션을 빠르게 국내 환자분들께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키트루다 암 정복을 위한 여정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