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법 리베이트와 세금 탈루 등 위법 행위로 도마 위에 오른 덴티움이 이번에는 고압적 자세로 직원들 복장과 휴게시간을 통제하면서 갑질 논란을 빚고 있다.
특히 화장실 이용시간까지 제한을 두는 등 지나친 규제로 내부에서는 인권 침해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부당한 처우를 호소하며 노동청에 근로감독 청원서를 제출한 상태다.
"복장은 검은색만 허용, 화려하고 비싼 옷 금지"
9일 데일리메디 취재결과, 덴티움은 금년 5월 사내 새로운 복장 규정을 마련, 공지했다.
본지가 입수한 지침서에 따르면 하복 상의는 카라티, 동복 상의는 후리스나 경량패딩, 하의는 면바지와 기지바지만 허용했다.
하복과 동복 상의 색상은 단색만 가능하고 하의는 어두운 색상만 입도록 했다. 신발은 운동화나 컴포트화만 허용했고 로고, 솔, 끈 모두 검은색으로 통일했다.
또 화려하거나 가격이 비싼 명품은 착용을 금지했다.
새로운 복장 규정이 시행되면서 회사 내부에서는 적잖은 반발이 일고 있다.
용모를 단정하게 해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나 금지 복장을 나열하고 일일이 규제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것이다.
특히 이를 어길 시 인사 고과에 불이익을 주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덴티움 한 관계자는 데일리메디와 인터뷰에서 "전(全) 직원에게 무조건 상하의 검은색 옷만 입게 통제하고 있다. 여직원의 경우 치마는 안 되고 머리를 반드시 묶어야 한다"며 "조금이라도 규정을 어길 경우 급여나 인센티브를 삭감한다"고 말했다.
"머리는 짧고 단정하게, 바른 자세로 출근하고 수다도 금지"
직원들의 반발을 사는 것은 이 같은 조항뿐만이 아니다.
본지가 입수한 내부자료에 따르면 한 공지문에는 "옷이 밖으로 나오는 현상과 지퍼 위치 등이 지적될 만한 사항이니 확인해 조정해주길 바란다"는 지시도 있었다.
또 "대표님이 스포츠 머리 모 팀장과 머리가 길고 덥수룩한 직원을 비교하면 세균이 가장 많은 곳이 머리다. 두발을 짧게 단정하게 할 것을 지시하셨다"며 두발 관리를 요구하기도 했다.
특히 한 공지문에서는 "대표님이 출근할 때 모습을 몹시 못마땅해 하신다"며 ▲바른 자세로 출근 ▲출근 시 2층 카페테리아 사용 금지 ▲출근 시 1층 내외부 수다 금지 ▲복장은 깔끔하게 ▲8시 정시 근무 시작 등 행동 방침을 세우기도 했다.
이를 두고 내부에서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실제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살펴봐도 덴티움 기업문화를 지적하는 내부 직원들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회사 또 다른 관계자는 "대표가 중세시대 왕처럼 군림하고 모든것을 마음대로 착취하는 회사는 처음 봤다"며 "직장에 다니는 것이 아닌 대표 말에 절대적으로 순응하는 노예 생활을 하는 기분"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 밖에 특정 도서를 지정해 독후감을 강제로 제출하도록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패널티를 부여하기도 했다. 도서 구매 비용은 모두 개인 부담이다.
"화장실은 집중 근무시간에만 이용, 어기면 패널티"
가장 큰 문제는 직원들의 생리적 현상까지 통제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한 공지를 보면 "제노스에서 집중 근무시간에 화장실에 갔다가 걸렸다"며 주의를 요구하기도 했다. 제노스는 정성민 회장이 지난 2004년 설립한 개인회사로 덴티움과 같은 사옥을 사용 중이다.
덴티움 집중 근무시간은 점심시간 1시간과 휴게시간 20분을 제외한 모든 시간이 적용되는데 이 시간 외에 화장실을 이용하다 적발되면 인사 고과에 불이익이 생긴다.
회사 한 관계자는 "생리적인 현상까지 통제하며 인사 고과에 반영하는 것은 인간 존엄성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임금 삭감도 특정 기준은 없고 정성민 회장 마음대로다. 마음에 안들면 50%도 삭감하고 때로는 100%를 삭감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직원 중에는 과거 3개월 인센티브를 소급해 반납한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2000년 설립된 덴티움은 임플란트 제품을 주력으로 치과용 의료기기 및 생체재료를 토탈 솔루션으로 개발, 생산, 판매하고 있다.
창업주 정성민 회장은 현직 치과의사로 경희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치의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덴티움치과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정 회장은 2000년 '비오스텍'이란 이름으로 회사를 세운 후 2002년 사명을 '덴티움'으로 바꿨다. 이후 2017년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시켰다.
덴티움은 '일류를 위한 혁신과 품질 절대주의'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국내 임플란트 시장 점유율 2위에 오르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3931억원, 영업이익은 1382억원이다.
덴티움은 업계 1위 기업인 오스템임플란트가 직원 횡령 사건으로 홍역을 치른 후 코스닥 시장에서 자진 상장폐지하면서 임플란트 대장주에 올랐지만 최근 불법 리베이트와 세금 탈루 등 위법 행위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직원 갑질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업계에서 적잖은 파장이 일고 있다.
한편, 데일리메디는 덴티움에 이 같은 일련의 사안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