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연구윤리 문제 만이 아니라 첨단의약품 등장으로 인한 안전성 평가 개선, 글로벌 시장 선점 등을 위해 동물대체시험법 개발 및 활용이 중요하다. 글로벌 규제 선도에 노력하겠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오재호 독성평가연구부장은 27일 식약처 출입 전문지 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독성평가연구부는 의약품, 신규 마약류 등의 안전성 평가 기술개발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 및 정책을 맡고 있다. 비임상시험실시기관 안전관리, 환자중심 임상평가 지원 및 중개기술 개발 등도 담당한다.
오재호 부장은 "안전성 평가는 일반적으로 비임상과 임상으로 나눌 수 있고, 비임상은 동물과 사람의 평가 결과 차이 극복, 그리고 임상은 개별 사람 간 차이 극복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운을 뗐다.
이어 "mRNA백신 등 첨단 바이오의약품 보급은 그간 동물을 이용한 안전성 평가 한계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며 "이에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바이오의약품 개발과 이들의 안전성 평가 방식을 개선코자 하는 연구가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도 이런 흐름에 발맞춰 2020년 이후 기존 동물실험보다는 오가노이드 등을 활용한 첨단 안전성평가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특히 오가노이드를 이용한 새로운 평가법 개발과 활용 연구에 있어 얼리어답트가 아닌 전세계 퍼스트무브가 되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새로운 평가법을 개발돼 국제적으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표준화가 선행돼야 하고, 국제적 승인도 필요하다.
이에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및 UN ODC(마약범죄사무소)와 새로운 평가법 마련을 위한 국제협력을 추진 중이다.
실제 가시적인 성과도 있었다. 올해 상반기 동물대체시험법과 관련해 OECD 국가시험 지침 프로그램 조정자 작업반 회의에서 제시한 2개 표준 작업 제안서가 선택돼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2개 제안서는 규제목적을 위한 iPSC 기반의 간(肝) 오가노이드 활용 표적 장기(간) 독성시험 검토보고서 제정과 인체 피부모델 활용 OECD 광독성 시험법(TG 498) 개정이다.
오 부장은 "대규모 연구사업을 통해 표준화된 평가법을 개발함과 동시에 미국, 일본, 유럽 등 관련 규제기관들과 사전 교류 및 협력을 통해 향후 우리가 개발한 평가법이 국제기구에 제안될 때 보다 신속한 승인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교두보를 마련하는 작업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년 비임상시험관리기준(GLP) 실태조사 대상 기관 11곳 중 8곳 완료"
또한 동물대체시험법 관련 국제협력 확대와 함께 국내 산업 육성을 위한 입법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정애·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동물대체시험법 촉진법을 대표 발의했다.
오 부장은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들이 법사위에서 계류된 이후 폐기됐는데, 22대 국회에 다시 발의됐다"면서 "동물대체시험법 활성화 법안이 통과되면 식약처는 기본계획 수립은 물론 지금 진행 중인 연구를 더 포괄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며 적극 지원할 계획을 밝혔다.
한편, 독성평가연구부는 비임상시험실시기관 서류평가 및 현장 실태조사도 진행 중이다. 의약품 28개, 의료기기 17개 등 총 45개 기관 가운데 올해는 11개 기관이 시험대에 올랐다.
그는 "식약처는 지정받은 업체를 대상으로 비임상시험관리기준(GLP) 준수사항 이행을 2년마다 정기 실태조사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면서 "올해 대상기관은 모두 11곳"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8월 현재까지 8개 기관에 대한 GLP 규정 위반사항을 조사한 결과 모두 '없음'으로 확인됐고, 일부 보완요청 사항에 대해 시정하고 정기 실태조사를 완료했다"면서 "남은 기간 동안 3개 시험기관에 대해 정기실태조사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