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유행으로 수급이 불안정했던 대표 의약품 중 하나인 천식·기관지염 치료제 '풀미칸(성분명 미분화부데소니드)'이 내년부터는 공급이 확대될 전망이다.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그동안 의료계에서 기관지 천식과 유·소아의 급성 후두기관 기관지염 치료 등에 사용하던 부데소니드 제품의 품귀현상이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갑자기 코로나19 감염세가 확산되면서 해당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지만, 생산비용에 비해 턱없이 낮은 약가로 인해 제약사들이 생산을 포기하면서 공급량이 부족해졌다.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은 "코로나 등 호흡기 관련 감염병으로 부데소니드 성분 제품을 비롯해 유·소아에 사용할 의약품이 낮은 약가로 인해 생산되지 않아 환자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에 식약처는 코로나19,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등 호흡기질환이 유행할 때마다 의료현장에서 치료제 공급이 부족하다는 의견을 수급불안정 의약품 대응을 위한 민관협의체에 건의해 약가인상을 이뤄냈다.
실제 지난해 11월 미분화부데소니드 성분은 국가필수의약품으로 지정되고 같은 해 12월 1일 약가가 946원에서 1121원으로 인상됐다.
약가 인상으로 인해 해당 품목을 유일하고 제조하고 있는 건일제약은 생산라인 투자 여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생산라인 2호기를 설치해 빠르면 오는 10월에 더 많은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
이한국 대표 "환자들에 안정적으로 의약품 공급 노력"
이와 관련, 이한국 건일제약 대표는 "식약처에서 국가필수의약품 지정과 약가인상 추진까지 도움을 줘 생산시설을 증설할 여력이 생겼다"며 "환자들에게 안정적으로 의약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건일제약은 현재 생산라인 1호기에서 일 4만 앰플, 월 80만 앰플, 연 1000만 앰플의 풀미칸을 생산하고 있다.
여기에 이번에 증설한 생산라인 2호기가 동시에 가동되면 일 12만 앰플, 월 240만 앰플, 연 3000만 앰플까지 증산할 수 있다. 단, 1호기의 경우 생산라인 낙후로 가동이 언제든 멈출 수 있다.
임철희 메디컬본부장은 "풀미칸 약가인상으로 50억원 정도의 투자금 확보가 가능해져 생산라인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며 "그 결과 총 3000만의 앰플 생산이 가능하지만, 여러 제반 사항을 고려하면 내년 풀미칸 최대 생산량은 2000만 앰플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의료계는 천식·기관지염 치료제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이 자주 복용하는 해열제, 진해거담제 등에도 약가 인상을 통한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용재 대한아동병원협회 회장은 "풀미칸뿐만 아니라 유·소아에 자주 쓰이는 해열제나 진해거담제 시럽제에 대해서도 약가 인상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낮은 약가는 건보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 중요하지만, 수익 보전이 되지 않을 만큼 낮으면 좋은 약들이 국내 시장에 들어올 수 없게 된다"면서 "소아 대상 약제에 대해서 보다 과감한 약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