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이 필수 및 지방의료 불균형 해소를 위한 핵심 키(Key)로 의료 제공 시스템 정상화와 자발적 동기부여 조성을 꼽았다.
필수 및 지방의료 불균형 해소를 위해서는 결국 의료계와의 광범위한 협의를 토대로 의사들의 자발적 동기부여를 지원하는 재정 전략의 실행이 필요하다는 논지다.
최근 임현택 의협회장(제1저자)은 대한의사협회지(JKMA)에 '한국 의료갈등 해소와 필수·지역적 의료격차 해소를 위한 제안' 연구 논문을 통해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해당 논문은 임 회장이 직접 저자로 참여, 의대증원 갈등 해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임 회장은 "정부와 의료계 간 갈등이 심화되고 의대 입학자가 2000명 늘면서 한국은 긴급한 의료 위기에 빠졌다"며 "분쟁 핵심을 파헤치고 필수 및 지역의료의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임 회장이 지적한 현재 국내 의료계가 봉착한 핵심 문제는 ▲의대정원 확대 정책의 과학적 근거 부족 ▲필수의료와 지방의료 불균형이다.
먼저 의대 정원 확대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유는 과학적 근거 및 데이터가 절대적으로 부적하다는 것이다.
임 회장은 “현재 한국의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2.6명으로 일본(2.6명), 미국(2.7명)과 유사한 수준이며 의사 증가율도 OECD 평균을 상회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무분별한 정원 확대는 의료 질(質) 저하와 의료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정책 수립 과정에서 의료계와의 협의가 부족해 일방적 추진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임 회장은 의대 정원 확대만으로 필수 및 지방의료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봤다.
필수의료 분야는 낮은 의료수가와 높은 법적 부담으로 인해 전공의 지원율이 저조한 상태다. 실례로 2024년도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모집에서는 지원율이 25.9%에 그쳤다. 이는 단순히 의사 수를 늘려서는 해결이 될 수 없는 구조적 문제라는 지적이다.
지방의료 불균형 문제도 마찬가지다. 임 회장은 정부가 제시한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 설립 실효성 문제를 꾸준히 지적해왔다.
막대한 비용과 긴 시간 소요에도 지역의 의료진 부족 문제를 해결될 수 있을지 내외부적인 회의론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등 효과성을 담보키 어렵다는 비판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전문의 중심병원보다 수련환경 개선
현재 의정갈등의 핵심 사안인 전공의 이탈에 대해서는 “문제 심각성을 인지하고, 전공의들이 주장하는 내용을 심도있게 고려하고 반영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재 의료농단 사태로 상급종합병원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으며 국내 상급종병에서 근무 중인 전체 의사 중 전공의 비율은 37.8%이며 전문의 비율은 57.9%에 불과하다. 전공의 비율이 최대 63.7%인 곳도 존재한다.
반면 해외 전공의 현황을 살펴보면 미국 메이요(Mayo) 클리닉은 10.9%, 일본 도쿄대병원은 10.2%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가 추진하겠다고 밝힌 빅5 병원을 선진국 수준의 비율 11%로 맞추기 위해서는 단순 수치상 연간 3조원 이상의 인건비가 필요하다.
결국 현재 상급병의 전공의 비율이 높은 국내 의료계 상황에서 의료대란을 해결키 위해서는 비현실적 전문의 중심병원의 정책 제시보다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과 의료현장의 문제를 개선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무조건적 정원 확대 →근본적 해결책 탐색
임 회장은 의대 정원 확대가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필수의료와 지방의료의 근본적인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필수의료 분야에서는 의료수가 인상과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보호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의료진 부담을 줄이고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지원을 늘릴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주문했다.
임 회장은 “지방의료 불균형 해소는 지역 의료기관 처우 개선과 의료환경 조성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단기적으로는 인프라 확충과 재정 지원을 통해 지방 의료진 유입을 촉진하고 장기적으로는 공공의료시스템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 의대 정원 확대는 의료계와의 긴밀한 협의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하며, 필수의료 및 지방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종합적 정책이 필요하다. 정부는 이번 정책 추진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료계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해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