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보고 분석 결과가 최초 공개된 가운데 ‘병행진료 급여제한’ 및 ‘주기적 의료기술 재평가’ 등 실현 가능성에도 귀추가 주목된다.추진 시 비급여 분야에도 큰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의료계의 관심이 높은 영역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발표로 최우선 개편 타깃은 도수치료가 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20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이 공개한 '2023년도 하반기 비급여 보고제도'에 따르면 비급여 진료항목 1위 도수진료(494억원, 11.7%), 과별 1위는 정형외과(1170억원, 27.7%)로 나타났다.
9월분 비급여 규모는 4221억원으로 이를 1년 단위로 환산하면 5조657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금액이다.
이번 결과를 살펴보면 정부가 예고한 비급여 개편 방향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월말께 열린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의료개혁 1차 방안에서 비급여 개편 방향성을 공개했다.
과잉 우려가 명백한 비급여의 병행진료 급여를 제한하고 급여청구 때 비급여 실시 여부 자료제출 등 관리 방안을 내년 상반기까지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비급여 자료 공개→비급여 개편 당위성 확보이 같은 상황에서 이번 비급여 자료 공개로 개편 당위성 및 추진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또 현재 추진 중인 도수치료 개편도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외에도 전체 진료비에서 정형외과, 신경외과가 차지하는 비중이 40.6%(1715억원)에 이르는 데 따라 관련 지점 개편까지 들여다볼 가능성도 더욱 커졌다는 시각이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최근 정형외과의 수술비 책정과 진료비 변화 추이에 대해 촉각을 세우고 관련 데이터를 모니터링 중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정부는 "도수치료 등 남용 경향이 뚜렷한 중증 비급여 진료에 대해 의학적 필수성이 낮을 경우 병행진료 급여제한 등을 검토하고 주기적 의료기술 재평가와 효과성 검증으로 비급여 항목에서 퇴출하는 방안도 검토한다"고 밝혔다.
이미 도수치료 등 일부 비급여가 실손보험과 연결돼 과잉진료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실손 보험의 관련 개편도 함께 추진 중이다.
도수치료 등은 과다 비급여 항목은 '병행진료 관리 급여'를 신설해 건강보험 체계 안에서 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주기적으로 의료기술 재평가를 거쳐 효과성을 검증하고 공개할 방침이다.
이는 의학적 필요를 넘어 일정횟수 이상 반복 시 외래 재진 진찰료, 급여 물리치료료 또는 기준 기술 대비 효과적인 일부 부위를 제외하고는 병행 급여를 제한 등의 방안이 적용될 예정이다.
이에 더해 주기적 의료기술 재평가와 효과성 검증을 통해 효과성이 없거나 안전성 등에서 문제가 되는 기술은 비급여 항목에서 퇴출하는 방안도 검토를 예고했지만, 이는 상당수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해당 방안의 경우 구체적 검증방법이나 실행 방안 등 이해관계가 복잡한 문제들이 얽혀 병행진료 급여제한 방안이 구체화된 이후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비급여 항목 관리 방안을 의료계 전문가들과 논의해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마련할 예정이고 비급여 항목 표준화작업도 병행할 계획”이라며 “비급여 항목 명칭과 코드 표준화를 추진해 일관된 진료기준을 확립하고 비급여 관리 투명성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