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으로 촉발된 의료대란이 장기화되면서 이제는 응급실뿐 아니라 중환자실까지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는 우려가 빗발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5일 부산 금정구청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의료대란은 정말 심각한 문제"라며 "응급실뿐 아니라 곧 중환자실이 심각한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정부가 지금의 상황을 만든 데 합리적 이유가 있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아무런 근거가 없지 않나"라고 질책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잘못된 의료정책 때문에 목숨을 잃는 분들이 계속 생겨난다. 한 30대 여성은 전화를 92번 했지만 결국 못 구하고 사망했다고 한다. 소방관들 입을 막아서 그렇지 아마 은폐된 이런 위급 사안들이 한두 개가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일단 살아야, 생명을 유지해야 행복하게 살든지 말든지 할 거 아니냐"며 "국가가 국민 생명 지켜주지 못하는 건 죄악"이라고 말했다.
의료계에서도 지난 추석 연휴는 응급실 사수에 총력을 다한 의료진과 응급실 대신 병‧의원으로 발걸음을 옮긴 국민 덕에 위기를 넘겼지만, 이내 중환자실을 넘어 일반병상까지도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박평재 고대의료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겨울이 되면 중증환자과 더불어 호흡기‧심혈관‧뇌혈관질환자들이 늘어난다. 이에 더해 연말에 집중된 검진을 통해 암 환자들까지 늘어나면 중환자실이 포화상태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때는 정말 환자들 위기가 심각해진다. 응급실 뺑뺑이가 아니라 이제 병원 뺑뺑이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의료진들은 환자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어떻게든 버티고 있지만, 앞으로 더 큰 위기가 올 것이라는 목소리에 정부가 귀를 닫고 있으면 향후 그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