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은 "천근아 소아정신과 교수가 아동이 사회적 상호작용을 하는데 필요한 관용적 언어 능력을 평가하는 ‘아동 사회적 언어 검사(Social Language Test for Children: C-SLT)’를 개발해 출판했다"고 30일 밝혔다.
아동이 사회적 의사 소통과 사회적 단서 및 맥락 파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은유적인 관용구를 잘 이해해야 한다.
이 도구는 국내 최초로 개발됐으며 검사 항목에 한국 사회문화적 상황을 반영해 학령기 아동의 발달 수준에 맞는 관용 어구 사용 능력을 정밀하게 평가한다.
검사는 총 45개 관용적, 비유적 표현이 담긴 문항과 45개 삽화로 구성됐다. 검사자는 아동에게 문장과 그림을 보여준 후 문장을 한 글자씩 읽어준다. 아동은 그림이 문장에 담긴 관용적, 비유적 의미를 나타내는지 답변한다.
각 문항은 △관용적, 비유적 표현이 그림 안 상황 맥락과 일치하는 ‘일치형’ △관용적, 비유적 표현이 사회적으로 사용하는 의미가 아니라 문장 그대로를 나타내는 ‘불일치형’ △관용적, 비유적 의미 없이 상황 자체를 설명하는 ‘중립형’으로 구성됐다.
채점 결과에 따라 사회적 언어 사용 능력 수준이 ‘고급’, ‘기초’, ‘미숙함’, ‘제한적’ 4개로 분류된다.
천 교수는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이를 대상으로 사회성 언어를 담당하는 뇌 활성 영역을 관찰하는 연구 중 전 세계적으로 사회성 언어를 평가할 적합한 도구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검사 도구 개발은 한국에서 많이 사용하는 관용 어구 수백 개 중 아동들이 이해할 만한 것을 추리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이후 관용 어구 의미를 담아낸 ‘일치 삽화’, 문자 그대로 해석한 ‘불일치 삽화’, 관용 어구와 상관없는 ‘중립적 삽화’들을 하나하나 세밀하게 그리는 과정을 거쳤다.
천 교수는 “C-SLT는 소아정신과 및 소아청소년과 의사, 언어재활사, 임상심리전문가, 특수교사, 학교 상담교사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아동 사회적 언어 발달을 이해하고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는 데 도움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어 “언어 발달 및 사회적 의사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동을 대상으로 한 평가와 중재 계획에 큰 가치를 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