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가 한미약품에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한 가운데, 한미약품이 "지주사의 독재경영"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한미약품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한미약품 독자경영을 두고 갈등이 커지고 있어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 "박재현·신동국 해임 및 신규 이사 2명 선임 논의"
한미사이언스는 지난달 30일 계열사인 한미약품에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요구했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에 발송한 공문을 통해 임시주총을 통해 결정할 안건으로 ▲이사 해임에 박재현 사내이사(대표이사 전무) 및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 ▲이사선임에 박준석, 장영길을 각각 제안했다.
한미사이언스는 공문을 통해 "당사(한미사이언스)는 귀사(한미약품)의 최대주주 및 한미그룹의 지주사로서 귀사 뿐 아니라 다른 계열회사들과 그룹 전체의 방향성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십 수년 동안 한미그룹은 지주사를 통해 그룹 전체의 시너지를 창출하고 경영적 효율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운영됐지만 현재의 상황은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며 "박재현 대표이사는 수장으로 모든 임직원을 아우르고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은 버려둔 채로 당사와의 불필요한 갈등을 일으키고 대외적으로 내부 직원들에 대해 형사책임 운운하면서 조직을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미사이언스는 박재현 대표가 과거 OCI와의 통합을 추진했던 기획실 근무경력의 외부인 1인을 포함, 임원 2명에 대한 독단적인 인사를 단행해 그룹 전체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한미사이언스는 "박 대표 취임 후 행적을 보면 전문경영을 한 게 아니라 OCI에 매각 건을 포함해 특정 대주주의 충실한 꼭두각시 역할만 했다"고 비난했다.
신규이사 선임에 대해서는 "경영상 혼란을 일으킨 장본인이나 이를 옆에서 부추긴 이사를 전면 교체하고 그 동안 묵묵히 한미그룹에서 경험을 쌓고 각 부문에 대해 전문성과 능력을 인정받아 온 명망 있는 분들을 신규 경영진으로 모셔와서 한미그룹의 영광을 되찾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체 없이 소집절차를 취하지 않을 경우 관련 법적절차에 착수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한미약품 "지주사 독재경영 유감…임시주총 진중히 논의할 것"
한미약품은 30일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가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공개적으로 요청한 것과 관련, "임시주총 소집은 일정 자격을 갖춘 누구라도 요구할 수 있는 주주 권리"라며 "주주들께서 합당한 판단을 하실 수 있도록 이사회를 통해 임시주총 관련 논의를 진중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한미약품은 "최근 열린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서도 한미약품 임시주총 안건이 다뤄지지 않은 사실로 볼 때, 이번 제안이 한미사이언스 법인이 한 것인지, 특정 대주주(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의 독단적 결정인지 불확실한 상태"라고 밝혔다.
한미약품은 또한 "공개적으로 임시주총을 요구하는 자료에서 당사 대표를 '꼭두각시' 등 입에 담지 못할 표현으로 모욕하는 등 비상식적인 표현을 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지주사의 특정 대주주 경영자가 그룹사의 모든 것을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독재 경영'은 더 이상 안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날 배포된 한미사이언스 공식 보도자료에 담긴 신동국 이사와 박재현 대표이사 간 R&D 비용 관련 대화는 완전히 허구로 각색된 내용이며, 매우 주관적이고 모욕적인 표현도 남발돼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한미사이언스는 "최근 신동국 이사가 한미약품 핵심 역량인 R&D에 대해 '너무 많이 쓴다'고 지적하자 박재현 대표가 ‘추가 R&D 투자는 필요없다'고 화답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미약품은 "당사는 매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하반기에도 새로운 성장동력 비전을 담고 있는 신약 과제들을 해외 유망 학회에서 릴레이로 발표하고 있다"며 "지주회사가 핵심 사업회사의 현재 경영 상황과 성과를 제대로 판단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한미약품은 "현재 지주회사가 사업회사를 상대로 자행하고 있는 여러 업무 방해와 불법 행위 등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판단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