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만, 국민 무시한 의료서비스 질(質) 저하시키는 졸속 '필수의료 정책패키지'는 필패(必敗)할 것이다."
박근태 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은 지난 13일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개원가 명운을 좌우할 수 있는 혼합진료 금지 및 개원면허제 추진에 대해 이 같이 비판했다.
박 회장은 "정부는 의대증원 2000명 발표 파장을 무마하기 위해 급조한 당근책으로 필수의료 정책패키지를 내놨는데, 개원가에서는 이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 질 향상이라는 측면에서 혼합진료 금지와 개원면허제는 매우 큰 문제를 발생시킬 것"이라며 "의료현장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국민건강을 무시한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명명했다.
그는 특히 "혼합진료를 유발하는 과잉 의료행위로 지목되고 있는 '도수치료'와 '백내장 수술'과 관련해 자정이 이뤄지고 있지만 침소봉대하며 환자 치료 선택권을 제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완호 대한정형외과의사회 회장은 "도수치료는 학문적 가치를 충분히 가진 의료행위이지만, 정부와 언론에선 폐단만 얘기하고 있다"면서 "일부 부도덕한 의사들이 있기도 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러나 부정적인 사례 1~2건을 갖고 환자와 소비자들 치료 권리를 빼앗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학문적 베이스가 있는 치료를 과잉진료로 몰아붙여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정혜욱 대한안과의사회장도 "백내장 수술에 대한 이해도가 많이 부족하다"면서 "눈이라는 창(窓)이 나이가 들면 창호지를 붙인 것처럼 희뿌옇게 변해, 기존의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넣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공수정체는 백내장 치료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치료재료"라면서 "일생에 딱 한 번 나이가 들면 누구나 겪게 되는 백내장은, 의학적 판단에 따라 수술 시 인공수정체를 사용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정 회장은 "게다가 2022년 실손보험협회에서 지급 제한을 한 이후 백내장 수술건수가 급격히 줄었다"면서 "지난해 다빈도 진료행위 10위권에서도 빠진 상황인데 박민수 차관은 '끼워팔기', '과잉진료'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고 질타했다.
"도수치료·백내장수술, 일부 과잉 있지만 침소봉대 매도"
"현행 수가 문제점 및 수가정책 기준 제시"
대개협은 의대 정원 이슈에 밀려 방치되고 있지만 개원가 사활에 중요한 이슈인 만큼 혼합진료 금지 및 개원면허제 도입을 저지할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박근태 회장은 "의료계가 의료개혁특위에 들어가 있지 않지만 이 일들은 진행되고 있다"면서 "내부에서 점점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의대 증원 문제로 별개와 대응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필수의료 패키지를 포함한 이 같은 정책을 이제 논의의 장에 올릴 것"이라며 "대개협은 일본의사회와 임상내과의사회와 조만간 회의를 해, 개원면허제와 혼합진료에 대한 해외 사례를 연구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 회장은 "다른 나라들 제도와 정책을 분석해 우리 문제를 대처하기 위한 방안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현재 의협 일차의료활성화팀도 맡고 있어 본격적인 대안 모색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대개협은 지난 8월 보험정책단을 발족하고, 박근태 회장과 강청원 보험정책단 단장 및 안영진 부단장을 주축으로 발족식도 가졌다.
강청원 보험정책단장은 "지난 몇 년 간 파행된 수가협상의 전철을 바로잡고자 의협으로부터 수가협상 권한을 위임받아 2026년도 수가협상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정책연구원 등과 함께 원가 이하 수가 문제점 및 적절한 수가정책 기준을 제시하며, 공단과 복지부, 기획재정부 등에 수가인상 요구안을 제출, 관련 예산 편성 요구 및 현상도 진행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