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소아환자 치료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낙후된 시설로 환자나 보호자들 불만을 샀던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이 국립중앙의료원 부지로 이전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계속되는 리모델링 만으로는 진료환경 개선에 한계가 있는 만큼 아예 단독 부지로 옮겨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어린이 환자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미국 공병단으로의 이전이 예정돼 있는 국립중앙의료원 부지는 현재 매각이 예정돼 있는 만큼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의 신축과 이전 가능성은 미지수인 상황이다.
서울대학교병원 김영태 병원장은 15일 열린 국감에서 국회 교육위원회 김용태 의원(국민의힘)의 어린이병원 진료환경 개선 질의와 관련해서 국립중앙의료원 부지로의 이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입원환자 태반 다인실 사용, 리모델링만으로는 열악하고 낙후된 진료환경 개선 불가능"
김용태 의원은 “서울대 어린이병원 입원환자 76%가 5, 6, 7인실을 사용하는 등 상당히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다”며 “리모델링만으로는 진료환경 개선이 가능하냐”고 질의했다.
이에 김영태 병원장은 “개원 이후 40년 세월이 흘려 시설이 상당히 노후화됐고, 현재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 중이지만 환경 개선에 한계가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근본적으로 세계 최고 수준 어린이병원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현재 공간으로는 부족하다”며 “병원 인근에 독립된 부지와 시설이 있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 일환으로 미국 공병단 부지로 신축, 이전하는 국립중앙의료원 부지 활용에 대해 병원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김영태 병원장은 “여러 방안 중 하나로 국립중앙의료원 부지로의 이전을 검토 중”이라며 “단독 부지, 건물 확보를 위해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립중앙의료원 부지 활용은 여러 부처 협의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현재로서는 장담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조심스런 입장을 견지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오는 2028년 인근 미군 공병단 부지로 신축, 이전할 예정이다. 현 부지가 6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이 운영됐던 만큼 어린이병원이 들어서기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1조1726억원에 달하는 국립중앙의료원 이전비용을 감안하면 부지 매각을 통한 자금 확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결국 서울대 어린이병원이 해당 부지로 이관하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정부의 예산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다.
김영태 병원장은 “어린이병원은 1985년 개원 이후 오랜 세월이 지난 만큼 시설 노후화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며 “부분적인 개보수를 이어왔지만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출산 시대에 중증 소아환자 치료에 전념할 수 있는 어린이병원을 만들어야 한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어린이병원을 만들기 위해 단독 부지로의 이전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