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정 의원급 검진기관 비율이 80.1%에 달한다는 국회의원 지적에 대해 개원가가 반발하고 나섰다. 통계 분석에 문제가 있으며, 의원급 검진기관 신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통계 분석에 문제가 있는 등 진료 현장 왜곡" 주장
한국건강검진학회,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 등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백종헌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대해 "현실 왜곡에 의한 잘못된 자료"라고 27일 밝혔다.
백 의원이 제시한 '최근 5년간 내시경 검진 및 소독 현황'에 따르면 전체 국가건강검진기관 중 2.1% 수준인 593곳이 내시경 소독 관련 부적정을 받았다.
그중 의원급이 80.1%에 달했으며, 내시경 소독액 재사용이나 폐기 관련 지침이 부재해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세부적으로는 위 내시경 소독 관련 부적정은 375곳이었고 이 중 의원급 의료기관은 311곳이었다. 대장 내시경 소독 관련 부적정 판정을 받은 의료기관 218곳 중 의원급 의료기관은 167곳이다.
국회에서 배포된 이 같은 자료에 대해 개원가는 문제제기했다. 검진을 실시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내시경 소독 관련 관리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오인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22년 검진통계연보의 종별 검진기관 현황을 보면 종합병원 363개, 병원 1143개, 의원급 9454개로 의원급 비율이 86%를 차지한다.
검진기관 수를 고려해 각 종별 점검기관 중 부적정 비율을 보면 2024년 병원급 6.3%, 의원급 7.4%로 차이가 크지 않다.
심지어 대장내시경의 경우 의원급이 3.2%, 병원급이 5.0%로, 부적정 비율이 오히려 낮았다. 또한 전년도 대비 부적정 비율 증가 역시 병원급이 3배 이상 더 많이 증가했다.
"의원급은 낮은 소독수가로 인해 소독액의 원가도 보전하지 못하는 실정"
곽경근 위대장내시경학회장은 "의원급과 병원급 검진기관 수에 대한 고려 없이 부적정 기관 중에 의원급이 80%라고 전하는 것은 현실 왜곡이자 통계 해석에 있어 착오"라고 비판했다.
이어 "의정갈등 상황 속에서 의료현장을 지키고 있는 의원급 의료기관들 신뢰도를 저하시키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조연희 건강검진학회 회장은 "내시경 개수가 어느 정도 유지되는 병원급과 달리 내시경을 많이 시행하지 않는 의원급 기관의 경우 낮은 소독수가로 인해 소독액의 원가도 보전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조 회장은 "이런 열악한 현실에도 소독을 잘 하고 있으며 지침을 준수하고 있다"면서 "오히려 의료전달체계를 강화하고 상급종합병원은 중증질환자의 치료에 전담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상급종합병원의 검진은 금지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학회들은 내시경 소독교육과 관련해 위대장내시경학회 및 소화기내시경학회에 자체 소독지침이 있으며 최신 의학정보와 식약처 허가사항을 반영, 내시경 소독액 교체 주기 및 사용법을 규정하고 있다고 했다.
은수훈 건강검진학회 총무부회장은 "소독지침은 현재 위대장내시경학회 및 소화기내시경학회에서 개정, 배포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최근 전문내시경학회가 아니고 소독교육준비가 되지 않은 타과 학회에서 교육 인증 및 인증의 자격 부여 권한을 확대하려는 시도가 있다"고 말했다.
은 총무부회장은 "소독 관련 질 관리의 수준을 일관성있게 유지하려면 전문학회가 계속 교육을 하고 인증의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면서 "만약 확대된다면 소독교육 및 내시경 정도 관리가 잘 안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양보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