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총선에서 압승했던 야당의 보건의료분야 정책 공약 중 하나였던 ‘로봇수술 급여화’에 대해 정부가 난색을 표명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로봇을 이용한 암수술이 활발이 이뤄지고 있지만 전립선암, 식도종양 등 일부 외에는 아직까지 안전성·유효성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28일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는 “로봇보조수술은 안전성·유효성, 비용효과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비급여 유지로 결정한 바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앞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강선우 의원(더불어민주당) 등은 ‘첨단 로봇보조수술의 건강보험 급여화 필요성’에 대해 서면 질의했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의 공약 중 보건의료 분야 대표적 사안은 공공·필수·지역 의료 강화,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재추진, 요양병원 간병비 지원 등이다.
특히 정책공약집에선 첨단 로봇수술 건강보험 급여화가 올라왔다. 전립선 암 등 치료 효과가 명확한 특정질환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확대가 골자다.
이는 민주당과 함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 기자회견을 통해서도 공언한 사안이다.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싼 수술비 때문이다.
복강경수술은 건강보험 수가를 적용받으면 200~300만원으로 비교적 저렴하지만 로봇수술은 1000만원을 넘긴다.
외국기업이 관련 장비 시장을 독점하고 있어 유지·보수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지만 가격 조정이 어렵다. 비급여다 보니 비용 부담 때문에 수술을 망설이는 환자도 적지 않다.
로봇수술은 작은 구멍을 뚫어 수술하기 때문에 수술 부위가 작고, 수술 후 회복이 빠르며, 후유증도 덜하다는 장점이 있다. 주로 비뇨의학과,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등에서 여러 암 수술에 시행되고 있다.
국내 의료기관의 로봇수술센터 개소도 잇따른다. 로봇수술이 처음 도입됐던 지난 2005년 약 17건에 불과하던 시행 건수는 2014년 8840건, 2022년 5만여건으로 급증했다.
복지부 보험급여과는 “로봇수술은 전립선암, 식도종양 등 일부 질환 외에는 아직까지 안전성·유효성이 충분하게 입증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몇몇 질환에 유효성이 있는 기술로 심의된 경우라도 기존 복강경 수술에 비해 고가로 비용효과성에 대한 추가적 근거 축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보험급여과는 “향후 안전성·유효성, 비용효과성 등에 대한 추가적 근거가 마련된다면 급여화 여부를 재검토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