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에서 정신건강의학적 치료 병행 시 생존율이 향상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은평성모병원 소화기내과 배시현 교수팀은 2417명의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들을 대상으로 간질환 진단 후 정신건강의학과 협진 및 약물치료 여부 등 20년간의 추적관찰 결과를 분석했다.
알코올성 간질환은 음주로 인해 발생하는 간질환으로, 적절히 치료받지 못하면 간경변, 간암 등으로 이어지는 치명적인 병이다.
치료를 위해서는 단주가 필수적이고 전문의 처방에 따라 필요한 약을 복용하거나 진행의 위험인자를 차단하는 등 통합적인 접근법이 필요하다.
특히 우울증 등이 동반돼 정신건강의학적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많이 있으나 음주에 관대한 문화적 배경의 영향으로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해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흔하다.
분석결과 전체 사망률과 간질환과 관련된 사망률이 정신건강의학과적 치료를 받은 군에서 더 낮았을 뿐만 아니라 간경화 발생률 역시 유의하게 낮아지는 결과를 보였다.
중위 생존기간(알코올성 간질환 진단 이후 50%가 생존한 시점까지의 시간) 역시 치료받지 않은 경우 10.1년에서 치료받은 경우 15.0년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나타냈다.
성향점수매칭과 2년 랜드마크 분석으로 교란변수 영향과 가능한 편향 효과를 제거해도 비슷한 결과가 유지됐다.
이번 연구는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에서 초기부터 정신건강의학과적 개입을 시작하는 게 생존율 및 생존기간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빅데이터에 기반해 처음으로 입증한 데에 의의가 있다.
배시현 교수는 “알코올성 간질환에서도 정신건강의학과적 접근을 병행해 더 나은 치료 성적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첫 연구"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연구재단 지원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대한간학회 국제학술지(Clinical and Molecular Hepatology, IF 14.0) 2024년 8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