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업체 과반이 ESG(Environmental·Social·Governance) 경영 등급 C, D 등급을 받으면서 사실상 ‘낙제점’을 받아든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ESG기준원은 최근 상장회사 1001개 업체를 대상으로 ESG 경영 수준을 평가해 2024년 ESG 등급(2023년 말 기준)을 공표했다.
국내 제약사도 100여 곳의 ESG 평가를 진행, 등급(S, A+, A, B+, B, C, D)을 책정했다.
평가는 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별로 평가한 뒤 종합등급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등급은 S(탁월), A+(매우 우수), A(우수), B+(양호), B(보통), C(취약), D(매우 취약) 등 7개로 나뉜다.
S등급은 환경, 사회, 지배구조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매우 충실히 갖추고 있으며 주주가치 훼손의 여지가 매우 적다고 평가 받는다. A+, A는 주주가치 훼손 여지가 적음을 의미한다.
반면 B+등급부터는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의 여지가 다소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B는 여지가 있음, C는 여지가 큼, D는 훼손이 우려되는 수준이다.
문제는 국내에서 상장 제약바이오 업체 중 ESG 통합 S등급을 받은 업체가 한 곳도 없었다. 99개 업체 중 56개(57%)는 ‘C·D’ 등급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우선 A+등급에는 동아쏘시오홀딩스, HK이노엔, SK케미칼 등 3개사가 포함됐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환경 A, 사회 A+, 지배구조 A+를 받았다. HK이노엔은 환경 A, 사회 A+, 지배구조 A+로 나타났다.
A등급에는 GC(녹십자홀딩스), 보령,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유한양행, 일동제약, 종근당, 종근당홀딩스, 동아에스키, 한독, 에스티팜, 휴온스,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팜 등 14개사가 포함됐다.
B+등급은 JW생명과학, JW중외제약, JW홀딩스, LG화학, 경보제약, GC녹십자, 대웅, 대원제약, 부광약품, 영진약품,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일동홀딩스, 종근당바이오, 한미사이언스, CJ바이오사이언스, 리가켐바이오, 메디톡스, 지씨셀 등이 받았다.
메디톡스 'D→B+등급'…대원제약·한국유나이티드제약·지씨셀 'B→B+등급'
이 중 지난해 D등급을 받았던 메디톡스, B등급이던 대원제약,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지씨셀이 B+로 상승해 눈길을 끌었다.
B등급에는 대웅제약, 삼진제약, 한미약품, 파마리서치가 포함됐다.
C등급에는 광동제약, 동화약품, 삼일제약, 서흥, 이연제약, 일양약품, 제일파마홀딩스, 환인제약, 한올바이오파마, HLB생명과학, 동국제약, 박셀바이오, 알테오젠, 에이비엘바이오, 엘앤씨바이오, 제넥신, 차바이오텍, 코오롱생명과학, 휴젤, 신풍제약, 유유제약, 팜젠사이언스가 이름을 올렸다.
신풍제약, 유유제약, 팜젠사이언스는 지난해 D등급을 받았으나 올해는 C등급으로 반등했다.
D등급에는 국제약품, 네이처셀, 덴티움, 바이오니아, 삼성제약, 삼천당제약, 동성제약, 명문제약, 일성아이에스, 하나제약, 에스티큐브, 엔케이맥스, 오스코텍, 젬백스, 현대바이오, 진원생명과학,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 오리엔트바이오, 메지온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 업체 중 삼천당제약, 현대바이오, 젬백스,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 오리엔트바이오, 진원생명과학, 메지온 등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D등급을 받으며 ESG 경영을 위한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약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제약계는 아직 조직 내 ESG 경영을 내재화하기 위한 노력이 본격화되기 전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