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기술수출 성과를 내며 주목받고 있는 오름테라퓨틱이 IPO(기업공개)에 나선다. 다만, 기술특례 상장 요건이 까다로워지면서 금감원으로부터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아 연내 상장은 어려워질 전망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름테라퓨틱은 지난 2일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대한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를 받았다.
당초 오름테라퓨틱은 10월 24일부터 30일까지 수요예측을 실시하고 11월1일 공모가액을 확정할 예정이었는데,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로 일정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오름테라퓨틱, 2건 기술수출 성과…기업가치 평가 8000억 원 육박
오름테라퓨틱은 이중 정밀 표적 단백질 분해(TPD²®) 방식을 기반으로 분해자-항체 접합체(DAC) 분야를 개척하는 바이오 기업이다.
DAC는 항체를 통해 표적 단백질 분해(TPD) 작용제를 표적 세포에 선택적으로 전달하고 세포 내에서 관심 단백질을 분해하여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차세대 치료법으로 꼽힌다.
오름테라퓨틱은 2건의 기술이전에 성공하며 업계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Bristol Myers Squibb, BMS)에 ‘ORM-6151’을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ORM-6151은 항 CD33 항체 기반 GSPT1 단백질 분해제 약물로, 계열 내 최초 신약(퍼스트 인 클래스)으로 개발되고 있다.
BMS는 인수 거래에 따라 오름테라퓨틱에 계약금 1억 달러(약 1300억 원)를 지불했으며, 이후 추가 마일스톤을 포함해 오름테라퓨틱은 총 1억8000만 달러(약 2446억 원)를 확보하게 된다.
지난 7월에는 미국 버텍스파마슈티컬스와 표적 단백질분해제(TPD)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버텍스는 오름테라퓨틱의 이중 정밀 TPD 기술인 'TPD 스퀘어'를 활용해 유전자 편집 약물을 환자에게 주입하기 전 골수 환경을 깨끗이 하는 '전처치제'를 개발할 예정이다.
오름테라퓨틱은 계약 선급금으로 1500만 달러(약 208억 원)를 받았으며, 향후 개발 단계에 따라 3개 타깃 각각 3억1000만 달러 규모의 추가 옵션과 마일스톤을 받는다. 3개 합산 시 약 1조3000억 원 규모다. 연간 판매 로열티는 별도다.
이같은 기술수출 성과로 오름테라퓨틱은 공모가 상단 기준 7714억 원의 기업가치 평가를 받았다. 시가총액 5000억 원이 넘는 바이오 기업 IPO는 2년 만에 처음이다.
다만, 기술특례 상장에 대한 심사가 기준이 강화되면서 오름테라퓨틱의 상장 일정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금감원은 올해 오름테라퓨틱을 비롯해 이엔셀, HEM파마, 쓰리빌리언 등 총 4개 기업에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했다.
이중 HEM파마는 두 차례 정정 요구를 받았으며, 이엔셀은 주당 평가가액을 2만225원에서 1만9988원으로 낮추기까지 했다.
업계 관계자는 "파두 사태 이후 IPO 심사 기준이 강화되면서 바이오 기업들의 상장 일정도 잇따라 지연되고 있다"며 "오름테라퓨틱은 기술이전 성과, 기술성평가 통과 등 성과로 상장 절차가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됐으나 높아진 상장 문턱으로 연내 상장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