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취약지 방문진료 사업을 확대하는 개정안이 심사 중인 가운데, 국회·정부와 유관기관이 농어촌 의료진 부족과 보건전담공무원 업무범위 등에 대해 우려감을 표했다.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이 지난 7월 대표발의한 '농어촌 등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 일부개정안'에 대한 보건복지위원회 검토 보고서에서는 이 같은 의견이 확인됐다.
개정안은 보건의료취약지역에서 보건진료소 및 보건진료전담공무원 등이 방문진료사업을 실시토록 하는 게 골자로, 사업 내용·기준 및 방법 등은 대통령령으로 위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같은 취지의 '일차의료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이 이미 시행되고 있어, 방문진료 자체에 대해서는 이미 법적 근거가 마련돼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정경윤 복지위 전문위원은 "일차의료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은 농어촌 등 어느 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추진되고 있어 취약지 주민에게 확대적용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일 필요는 있다"고 취지에 공감했다.
그러면서도 "의료보장 적용인구 10만명 당 의사 수가 지역별로 차이가 나고, 농어촌 의료인력이 부족한 가운데 효과적인 방문 진료사업이 가능한지도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정부 측은 면허범위 한계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현행법상 보건진료전담공무원은 의료취약지에서 경미한 의료행위를 하기 위해 보건진료소에 근무하며, 간호사·조산사 면허가 있고 24주 이상 직무교육을 받은 직역이다.
▲진찰·검사 ▲이송 ▲외상 등 흔히 볼 수 있는 환자 치료 및 응급조치가 필요한 환자 응급처치 ▲질병·부상 악화 방지를 위한 처치 ▲만성병 환자 요양지도 및 관리 ▲정상분만 시 분만 도움 ▲예방접종 ▲위의 의료행위에 따르는 의약품 투여 등을 수행할 수 있다.
복지부 측은 "보건진료전담공무원이 경미한 의료행위만 할 수 있어, 취약지 주민 진료를 위해서는 의료법상 면허범위 한계가 있다"고 했다.
보건진료소 소장회·대한간호협회 "제반여건 구축 선행돼야"
보건진료소 소장회와 대한간호협회(간협) 측은 제반여건이 선행돼야 한다는 신중론을 표했다.
보건진료소 소장회 측은 "현재 보건진료소 전담공무원에 대해 26주 직무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나 방문 진료 시에는 고도의 전문과정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보건진료소는 1인 근무체제인데, 방문진료를 하게 되면 보조인력은 필수"라며 "환자의 개별 질병정보와 실시간 DUR 및 의약품제조방법을 포함한 이동식 의료장비, 차량 등 양질의 진료서비스 및 업무범위를 위한 체계가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간협은 "의료취약지에서 방문을 통한 진료 및 건강관리 필요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면서도 "개정안 논의 과정에서 사업의 구체적 내용 및 기준, 방법, 기타 장비 지원 등 제반사항 논의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