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을지대병원 노동조합 파업이 26일차에 접어들면서 장기화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노사 간 이견이 평행선 달리자 병원은 입장문까지 이례적으로 발표하면서 노사 갈등에 대한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고 나섰다.
4일 노원을지대병원은 입장문을 내어 지난 10월 10일부터 지속되고 있는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노원을지대병원지부 파업에 대한 첫 입장을 밝혔다.
병원 측은 "먼저 의료기관 역할과 책임이 어느 때보다 막중한 시기에 본원 노조 파업으로 인해 환자 및 지역민들께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며 운을 뗐다.
이어 "병원은 지난 6월부터 20여 차례에 걸쳐 2024년 산별현장교섭을 이행하며 노사 간 원만한 합의점을 찾고자 노력해왔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노조는 10월 10일부터 파업에 돌입한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병원에 따르면 노원을지대병원은 의정 갈등으로 인한 경영 악화가 지속되고 있지만, 당면한 위기를 함께 극복하기 위해 임금동결이 아닌 1.5% 임금인상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이후 지속된 파업으로 경영상태는 더욱 악화했지만, 직원들의 노고에 대한 감사와 존중을 바탕으로 파업을 조속히 마무리해 환자 진료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최종 임금인상안으로 2.5%를 제시했다.
하지만 병원은 이러한 제안에도 노조 측이 무리한 요구를 이어가며 26일째 파업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심지어 지난 10월 17일과 29일 두 차례에 걸쳐 본 사업장이 아닌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까지 진출해 원정 집회를 열고, 악의적인 비방글이 담긴 피켓시위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병원 측은 "노조가 같은 재단 산하 병원과 임금에 차별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면밀히 살펴보면 차별이 아닌 합리적인 차등"이라고 밝혔다.
이어 "같은 의료원에 속해있더라도 각 병원은 법인과 사업장이 다르고, 실적 역시 다르다. 병원 운영에 있어서 급여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인 만큼 임금인상은 병원 수익이 증가했을 때만 지킬 수 있는 약속이다"라고 말했다.
병원은 노조가 주장하는 주요 쟁점인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대한 입장에 대해서도 짚었다.
노원을지대병원 측은 "본원은 2017년부터 2024년 6월까지 총 79명의 비정규직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특히 지난 수년간 지속적인 병상 축소로 인해 진료실적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정원 유지를 위해 노력해 일부 부서에 대한 증원도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어 "10월 1일 기준 본원 정규직 비율은 86.92%으로 정규직 사직, 코로나19 감염증 사태, 의정 갈등 등 안팎으로 불가피한 변수로 인해 2017년 합의사항인 정규직 비율 90% 이상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으나 합의사항 준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병원은 ‘동급 사립대 병원과 임금 격차 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병원 측은 "본원은 2017년부터 2023년까지 한 번의 동결 없이 꾸준히 급여인상률을 높여왔다"며 "특히 2017년부터 3년 연속 10% 이상 급여인상률로 동급 사립대 병원과 임금 격차를 해소했다"고 강조했다.
병원에 따르면 연도별 세부 급여인상률은 ▲2017년(11.30%) ▲2018년(10.11%) ▲2019년(11.32%) ▲2020년(3.46%) ▲2021년(3.01%) ▲2022년(5.0%) ▲2023년(4.5%)이다.
병원 측은 "2017년 노사합의서에 따르면 ‘동급’ 사립대 병원과 임금 격차를 해소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노조 측은 매출 규모를 대변하는 ‘동급’ 사립대 병원이라는 중요한 팩트는 빼버린 채 ‘타 사립대 병원’이라는 억지 주장으로 그간 사측의 노력을 매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담간호사(PA) 파견 남발 등 근무 편성’에 대한 입장도 전했다.
병원 측은 "우선 수련병원인 본원 역시 전공의 공백은 여러 진료과 운영에 타격을 줬고, 환자 불편함을 최소화하고자 찾아낸 방안 중 하나가 바로 전담간호사(PA) 업무 수행을 위한 이동배치다"라고 밝혔다.
이어 "병원은 전담간호사를 효율적으로 배치해 전공의 공백에 따른 환자 피해를 최소화하고 최선의 진료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2024년 8월 한시적으로 이동 배치된 전담간호사(PA) 34명을 대상으로 직무 만족도 조사를 한 결과, 보통 이상 만족이 96.2%로 만족한 편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끝으로 병원 측은 "현재 대체인력 투입과 비상 근무체제를 통해 병원을 찾아주신 환자 및 보호자 분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26일째 파업이 이어지고 있으나 여전히 대다수 직원들이 환자 곁을 묵묵히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병원은 환자 진료를 최우선으로 외래 진료를 유지하고 있으며, 필수 유지 업무인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실, 분만실, 인공신장실 등도 정상 운영 중이다.
병원 측은 "수술이나 입원을 앞둔 환자들의 경우 중증도에 따라 우선순위를 두고 진행하고 있으며, 수술 일정이 변동되는 경우 사전 안내를 적극 시행하고 있다"며 "법과 원칙이 준수되는 가운데 노사 간 합의를 통한 진료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