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위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속속 실적을 공시하는 가운데 업체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CDMO(의약품위탁개발생산)를 비롯 바이오 의약품의 경우 실적이 크게 반등하는 한편, 일부 전통 제약사들은 수익성이 다소 둔화하는 양상을 보여 눈길을 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위 10개 제약바이오 업체 중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금년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 1871억원, 영업이익 338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 6% 가량 늘어난 수치다. 누적 매출액의 경우 3조 2908억원, 영업이익 9943억원을 달성했다. 마찬가지로 전년 대비 매출액 25%, 영업익 30% 가량 늘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금년 성과는 글로벌 제약사와 잇단 위탁생산 계약 수주 성과 덕분이다. 특히 올해는 아시아 제약사와 창립 이래 역대 최대인 1조 7000억원의 CMO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과 함께 유한양행, 대웅제약, HK이노엔 등도 실적에서 선방을 이뤄냈다.
유한양행은 3분기 누적 매출액 1조 5716억원, 영업이익 66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5%, 31.3% 증가한 수치다.
이번 유한양행 영업실적은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의 미국 FDA 승인에 따른 로열티 수령 영향이 컸다. 실제로 3분기 별도 영업이익은 5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0% 늘었다.
대웅제약은 금년 3분기 누적 매출액은 9380억원, 영업이익 121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 20.3% 늘어난 수준으로, 영업이익률은 ‘13%’를 달성했다.
주목할 점은 대웅제약이 매년 수익성을 확대하면서 올해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률 1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시장에서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대웅제약이 나보타와 국산신약 펙수클루를 기반으로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영업이익률 두자릿수’ 달성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 외에 HK이노엔은 3분기 누적 매출액 6614억원, 영업이익은 63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9.3%, 47.1% 증가한 수치다.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 성장이 실적에 영향을 줬다.
이선경 SK증권 연구원은 “높은 마진의 전문의약품들이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대웅제약 등은 중국 파트너사와 기술이전 논의도 내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영업이익 감소 종근당···반등 조짐 GC녹십자·동아에스티
상위 제약사인 종근당은 영업실적이 다소 부진했고, GC녹십자·동아에스티 등 일부 제약사들은 상반기 부진했던 실적에서 이번 3분기부터 반등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종근당은 3분기 매출액 4085억원, 영업이익 25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1%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52.5% 줄었다. 누적 매출은 1조 1469억원, 영업익 804억원을 기록했다.
종근당은 연간 1000억에 달했던 케이캡의 공동판매 계약 종료가 영향을 준 것으로 관측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R&D 비용까지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이 줄어든 모습이다.
GC녹십자의 3분기 누적 매출액 1조 2390억원, 영업이익 422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4% 늘었고, 영업이익은 1.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녹십자는 올해 수익성이 저조했던 상황이기에 3분기 실적만 보면 반등 가능성이 크다. 3분기 매출액은 4649억원, 영업이익 3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8%, 20.8% 늘었다.
3분기 실적은 올해 미국에 출시된 혈액제제 ‘알리글로’ 영향이 지대했다. 알리글로 포함 혈액제제류의 3분기 매출이 136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6.75% 늘었다.
GC녹십자 측은 “3분기 미국에서 알리글로 판매를 시작함에 따라 실적이 개선됐다”라며 “2025년 미국에서 알리글로로 1500억 원 규모의 매출을 낼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동아에스티는 3분기 누적 매출액 4772억원, 영업이익 27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8.6%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3.1% 감소했다.
다만 상반기에 부진한 부분을 이번 3분기에 크게 극복하며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동아에스티 3분기 매출액은 1795억원, 영업이익 19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9.5%, 51.4% 늘었다.
해외사업과 ETC(전문의약품) 성장이 눈에 띈다. 해외사업의 경우 캔박카스(캄보디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7.6% 늘었다. 인성장호르몬제 ‘그로트로핀’은 전년 동기 대비 30.9% 증가했다.
특히 동아에스티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이뮬도사’(DMB-3115)가 10월 미국 FDA 품목허가를 획득했고, 유럽서도 승인이 점쳐지고 있어 수익 확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신지훈 LS증권 연구원은 “DMB-3115는 미국에서 내년 5월 내 출시가 예상되며, 유럽은 연내 품목허가 후 내년 초 출시를 앞두고 있다”라며 “마일스톤 수령과 더불어 지속적인 물량 출하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