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와 연세대 공동연구팀이 조현병을 가진 여성의 유방암 발병 위험이 일반 여성보다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40~64세 연령대에서 위험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폐경기 전후 여성환자들에서 유방암 발생에 대한 면밀한 관찰 필요성을 제시했다.
정신질환과 유방암 연관성은 오랫동안 논의돼 온 주제로, 특히 최근 일부 항우울증 약제가 유방암 발생과 관련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며 이를 규명하기 위한 학계 노력이 이어졌다.
이 가운데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교실 조철현 교수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정선재 교수, 양지수 박사팀이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한국인 대상 연구에서 조현병을 앓고 있는 여성의 유방암 위험이 조현병을 앓고 있지 않은 여성보다 높고, 항정신병 치료제 사용기간이 유방암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규명했다.
이는 국내 대규모 데이터를 활용해 항정신병제 사용에서의 관리 임상 가이드라인을 국내 환자들에 맞춰 정립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학계의 이목을 받았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통해 조현병 여성 22만여 명, 기타 정신질환 여성 22만여 명, 정신질환을 겪고 있지 않은 여성 45만여 명 등 총 90만여 명의 의료기록을 분석했다.
분석결과 조현병 여성그룹의 유방암 발생 위험은 정신질환을 겪고 있지 않은 그룹과 비교해 1.26배, 기타 정신질환 여성 그룹과 비교해 1.0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항정신병 약제를 4년 이상 장기 복용한 경우 6개월 미만 복용한 경우와 비교해 유방암 발생 위험이 1.36배 증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연령대별로도 차이를 보였다. 40~64세 연령대에서 조현병을 앓고 있는 경우 유방암 발생 위험이 1.36배로 높았고, 40세 미만과 64세 이상에서는 차이가 유의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조현병 여성 환자들, 특히 중년에서 유방암 위험이 높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정선재 교수는 “이번 연구는 조현병 여성환자들의 유방암 조기 검진과 예방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근거”라며 “특히 폐경기 전후 유방암 정기검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철현 교수는 “항정신병 약물의 장기 사용이 불가피한 환자의 경우 유방암 발생 위험을 고려한 맞춤형 약물 선택과 주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미국 국립보건원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최근 정신의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British Journal of Psychiatry’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