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대해 대통령이 이은 보건복지부 장관과 차관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실제 상황은 녹록치 않은 모습이다.
지난 공모에 신청한 제주대학교병원의 경우 지정기준을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권역을 분리한다 해도 제주지역 내 의료기관은 지정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만약 권역 내에서 기준에 부합하는 병원이 없을 경우 전국권역으로 넘겨 다시 선발한다. 결국 수도권에서 상급종합병원이 지정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8일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 조귀훈 과장은 전문기자협의회에 “연구용역 결과가 나와야 제주지역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포함한 추진방향이 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복지부는 진료권역의 적절성을 포함한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 제도 전반을 개선하기 위해 올해 연말까지 정책연구를 실시 중이다.
지난 5기 기준 진료권역은 ▲서울권 ▲경기 서북부권 ▲경기 남부권 ▲강원권 ▲충북권 ▲충남권 ▲전북권 ▲전남권 ▲경북권 ▲경남 동부권 ▲경남 서부권 등 11개로 나눠졌다.
제주도가 서울권역에 포함된 현재 기준에선 제주지역 내 종합병원들은 서울 대형병원들과 경쟁해야 한다. 따라서 상급종합병원 지정은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조 과장은 “6기 지정까지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현재 상급종합병원 지정 권역에 대해 제주권역 분리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진료권역 전반에 대해 검토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지난 7일과 오늘(8일) 각각 제주대학교병원과 제주한라병원을 방문, 제주 지역 의료를 책임지고 있는 의료현장 관계자의 노고를 격려했다.
이번 현장방문은 지난달 15일에 제주도에서 열린 스물아홉번째 민생토론회 이후 지역 내 상급종합병원 지정 관련 현장점검과 함께 건의사항 등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는 민생토론회에서 차기(2027년~2029년) 상급종합병원 지정시 제주도 내 의료환경과 연구용역 결과 등을 토대로 진료권역을 재설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 차관은 간담회에서 비상진료 및 응급의료 유지 등 일선에서 대응하는 의료진에게 감사를 표하고, 의료현장의 의견과 애로사항 등을 경청하기도 했다.
그는 “제주도의 섬이라는 특성과 관광객이 연간 약 1300만명이 방문한다는 점 등을 고려해 권역분리를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추진 중인 의료개혁을 통해 제주도 내에서도 지역완결적 의료체계의 확립을 추진하겠다”고 의지를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