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일본이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적합판정서 상호 인정은 물론 GMP 평가 면제 추진을 위한 대화의 물꼬를 틀 것으로 보인다.
일본 측 제안으로 시작될 논의가 본격화되면 일본에 의약품을 수출하는 국내 제약사들이 실사 면제로 수출을 위한 비용과 시간을 아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연 식약처 의약품품질과 과장은 26일 식약처 출입 전문지 기자단과 가진 간담회를 통해 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PIC/S) 재인증 이후 업무 계획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우리나라는 최근 PIC/S 재평가를 완료했다. 식약처 GMP 관리체계와 의약품 관리 역량이 국제적인 수준이라는 인정을 받은 것이다.
김 과장은 "PIC/S 재평가 이후 여러 국가에서 우리나라와 교류를 하고 싶어하는데 그 중 가장 적극적인 국가가 일본"이라며 "일본은 최근 의약품 수출입 과정에서 실사 면제까지 논의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나아가 일본은 한국과 싱가포르, 대만 등과 함께 아시아 지역에서 의약품 관련 코어 그룹을 만들고 싶어한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스위스처럼 MRA 체결 목표”
식약처는 이번 교류를 시작으로 일본과 의약품 관련 국가 간 협력 확대를 모색할 방침이다. 최종적으로는 싱가포르와 스위스처럼 의약품 GM 상호인정협정(MRA) 체결을 목표로 한다.
김정연 과장은 "PIC/S는 국제 협력체로, 법적 구속력이 없는 양해각서 등으로 이뤄진다"면서 "PIC/S 회원국 간에는 상대국의 실사보고서나 결과보고서를 허가 시 반영하지만 의무사항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MRA를 체결하게 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상대국의 평가나 시험결과를 자국에서 실시한 것과 동등하다고 본다"면서 "국내 제약사가 식약처에서 받은 GMP 평가 결과를 일본 규제당국이 인정해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과장은 "보건의료 물품과 관련 국가 간 협정은 자국민 건강권 보호와 직결되기때문에 모든 국가가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면서 "의약품 GMP MRA도 규정의 국제 조화와 체결국 간 규정 동등성에 상호 확신이 있을 때 체결이 가능하기에 아직 먼 미래 일이긴 하다"고 했다.
아울러 식약처는 이번 PIC/S 재인증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제약사들이 다른 나라의 의약품 규제 장벽을 넘어설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김 과장은 "PIC/S의 궁극적인 목표는 실사 면제이지만, 현실적으로 MRA 체결 국가가 아니면 실사를 거쳐야 하는 등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그러나 이번 PIC/S 재인증으로 식약처에 대한 신뢰도가 올라가면서 국내 제약사들이 실사 없이 서류로만 심사를 받는 환경이 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식약처는 GMP 심사 등을 글로벌 수준으로 유지해서 우리나라 제약업계의 해외 진출을 지원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해외 규제 장벽을 최소화해 국내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