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기술수출 성과를 낸 오름테라퓨틱이 IPO(기업공개)에 나서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으나 결국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기술특례 상장 요건이 까다로워지면서 금감원으로부터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아 일정 지연이 불가피해진 가운데 핵심 파이프라인 임상 1상에서 중대한 이상사례가 보고되는 등 변수가 잇따라 발생해 계획을 취소하고, 내년 재추진 계획을 세우게 됐다.
오름테라퓨틱은 "12월 예정됐던 IPO를 철회하고 상장 계획을 연기한다"고 29일 밝혔다.
오름테라퓨틱은 지난달 금감원으로부터 증권신고서에 대한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를 받고, 최근까지 상장을 준비해왔다.
그러나 지난 21~27일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참여가 저조했으며 회사 측은 논의 끝에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시장 상황을 고려해 상장을 연기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2건 기술이전으로 주목…최근 핵심 파이프라인 임상시험서 이상반응 발생
오름테라퓨틱은 이중 정밀 표적 단백질 분해(TPD²®) 방식을 기반으로 분해자-항체 접합체(DAC) 분야를 개척하는 바이오기업이다.
오름테라퓨틱은 2건의 기술이전에 성공하며 업계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Bristol Myers Squibb, BMS)에 'ORM-6151'을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BMS는 인수 거래에 따라 오름테라퓨틱에 계약금 1억 달러(약 1300억 원)를 지불했으며, 이후 추가 마일스톤을 포함해 오름테라퓨틱은 총 1억8000만 달러(약 2446억 원)를 확보하게 된다.
지난 7월에는 미국 버텍스파마슈티컬스와 표적 단백질분해제(TPD)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오름테라퓨틱은 계약 선급금으로 1500만 달러(약 208억 원)를 받았으며, 향후 개발 단계에 따라 3개 타깃 각각 3억1000만 달러 규모의 추가 옵션과 마일스톤을 받는다. 3개 합산 시 약 1조3000억 원 규모다. 연간 판매 로열티는 별도다.
이같은 성과로 오름테라퓨틱은 공모가 상단 기준 7714억 원의 기업가치 평가를 받았다. 시가총액 5000억 원이 넘는 바이오 기업 IPO는 2년 만에 처음이었다.
그러나 최근 상장 기업들의 주가 부진으로 투심이 악화되면서 기관 수요예측에서 다수 기관이 공모가 하단 이하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오름테라퓨틱의 핵심 파이프라인인 표적단백질분해제(TPD) 후보물질 'ORM-5029' 임상 1상에서 최근 중대한 이상반응이 발생하면서 투자자들 불안감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오름테라퓨틱은 "안전성에 대한 종합평가가 완료되고, 위험 완화 계획이 수립될 때까지 신규 참가자 등록을 일시적으로 중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IPO 시장에서는 투심 악화로 상장을 철회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올해 케이뱅크, 씨케이솔루션, 동방메디컬, 미트박스글로벌 등이 잇따라 상장을 철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