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동안 가장 주력한 과제는 '규제혁신'이다. 이벤트성 정책이 아닌 국민의 안전 울타리가 될 수 있게 변화하는 환경에 맞춘 규제혁신을 조직문화로 내재화하는 게 규제혁신 4.0 목표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은 3일 식약처 출입 전문지 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년 업무 계획 및 포부를 밝혔다.
2022년 5월 27일 취임한 오 처장은 식약처 설립 이래 최장수 수장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장은 정무직으로 임기가 없으나, 자주 교체돼 평균 임기가 1년 5개월 정도로 알려져 있다.
오유경 처장은 "임기가 2년 7개월째 접어들고 있다"며 "여러 가지 보람 있는 일들이 많았지만, 가장 대표 성과는 '규제혁신'이다. 1.0~3.0 시리즈까지 총 260개 과제를 발굴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직원들이 규제혁신 1.0 버전 시작과 함께 100개 과제를 발굴할 때는 이벤트성 행보라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2.0, 3.0 버전으로 계속 이어지니 이제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환경이 매년 변화하기 때문에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정책도 달라져야 한다. 그것이 규제과학이며, 정치적 변화와 무관하게 조직문화로 정착될 수 있도록 내재화하는 것이 향후 과제"라고 강조했다.
"시간이 돈…신약부터 허가심사제도 대폭 개선"
또한 그동안 굵직한 정책들도 추진했다. 신약 허가심사 수수료 인상과 함께 신약 허가 과정을 대폭 손질해 산업계 발전을 도모하면서, 환자를 위해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제도도 손봤다.
"시간이 곧 돈"이라고 말문을 연 그는 "허가심사 과정 개선으로 제품 상용화에 드는 시간이 줄어들어 업체는 제품을 빨리 출시할 수 있고, 국민은 새로운 의약품을 신속하게 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산업계에 도움이 되는 규제혁신은 물론 국민을 위한 따뜻한 규제혁신도 실행했다"며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대상 범위를 확대하고, 보상 범위도 1000만원이나 높였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규제 조화도 오 처장이 심혈을 기울인 과제 중 하나다. 식약처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우수규제기관 목록(WLA)에 최초로 등재되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후, 필리핀, 파라과이 식품의약품청이 식약처를 우수 규제기관으로 신규 등재하면서 국산 의약품에 대한 법정 허가심사기간을 단축 받는 등 신속심사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식약처는 근무환경 개선을 통한 직원 만족도 향상에도 힘쓰고 있다. 식약처 본부와 지방청에 접수되는 민원 건수는 연간 150만건을 넘는다.
오 처장은 "식품, 의약품 포함 식약처에 제기되는 민원이 연간 기준 150만건이 넘는다"며 "제한된 인원이 이 많은 민원 업무를 부담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직원들의 우울감, 스트레스 등 정신적 문제 해결을 위해 외부 심리상담 전문기관과 연계해 지원하고 있으며, 제주도 프로그램, 워케이션(work+vacation)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특히 워케이션은 정부부처 처음 도입해, 향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