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비대면 진료 산업 최일선에서 시장 부흥을 위해 활약해 온 닥터나우 창업주 장지호 대표[사진]가 일선에서 물러난다.
더딘 법제화로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학업과 병역 등 현실적인 문제가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닥터나우는 "장지호·정진웅 각자 대표이사 체제에서 정진웅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한다"고 19일 밝혔다. 지난 4월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한 지 8개월 만이다.
대표체제 변화로 닥터나우 창업주인 장지호 대표도 회사를 떠난다. 장 대표는 최대주주 지위는 유지하나 사업에는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
장 대표 퇴임에는 학업과 병역 등 현실적인 문제가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1997년생인 장지호 대표는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본과 3학년 때 휴학 후 2020년 창업자의 길로 들어섰다.
닥터나우는 사업 초기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존재감을 보여오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비대면 진료가 전면 허용되면서 급속도로 성장했다.
실제 닥터나우는 비대면 진료 법제화가 안된 상황에서도 업계 최초로 수백억대 외부 투자에 성공했다. 현재 누적 투자액은 520억원에 달한다.
장 대표는 지난 4월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해 국내 사업을 담당할 정진웅 이사를 대표이사로 선임해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구축했다.
하지만 사업 추진이 더딘 상황에서 학업과 군 입대 등 현실적인 문제가 맞물리면서 공백기를 가져야 한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닥터나우 임경호 부대표는 "장지호 대표는 최대주주로 남아있을 예정"이라면서도 "추후 사업에는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장 대표가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창업 공신들도 모두 회사를 떠나게 됐다.
닥터나우는 지난해 말 희망퇴직을 받으며 인원을 감축해 왔다. 당시 회사 핵심 멤버인 장지호 이사(원격의료산업협의회 회장)와 홍보 이사 등이 퇴사를 했다.
닥터나우는 신규 체제 하에 사업 보폭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정진웅 대표는 지난 2022년 10월 닥터나우 전략이사로 합류 후 최고전략책임자(CSO)를 맡아 경영 효율화를 도모하다 지난 4월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정 대표는 닥터나우 합류 전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에 재직하며 다양한 기업 M&A(인수합병) 프로젝트 자문을 수행한 바 있다.
대표적인 이력은 배달 플랫폼 요기요, CJ로킨 매각 자문 및 미디어 제작사 JTBC스튜디오(현 스튜디오룰루랄라중앙) 4000억 원 투자 유치 등이다.
임경호 부대표는 "정진웅 대표는 코로나19 종식(엔데믹) 이후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전환 과도기 속 조직재편을 통해 체질을 개선하고,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높은 이해력과 명확한 비전을 바탕으로 리더십을 발휘해왔다"며 선임 배경을 밝혔다.
이어 "각자대표 선임 이후 약 배송 결핍에도 불구하고 방문수령 완료율을 높이기 위한 인프라를 기획하고 투자를 강화하는 등 소비자 중심 서비스 구축에 큰 성과를 내며 내부 경영진 및 이사회, 전체 주주 신임이 매우 두텁다"고 강조했다.
정진웅 대표는 "만약 10년 전 비대면진료가 가능했다면 위치 기반 서비스 인프라부터 앱 기술 등 다양한 요소를 활용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역으로 향후 10년 후 비대면진료는 비침습부터 모니터링기술부터 더욱 기술 집약적이고 고도화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더욱 소비자 중심으로 변모할 가능성이 큰 만큼 IT기업이라는 정체성에 알맞게 미래를 선도할 수 있도록 체력을 다지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