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감염병 사태인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폭증하는 확진자 관리를 위해 실시했던 ‘재택치료’에 대해 과도한 환수가 진행되면서 일선 병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국가적 보건 위기 극복을 위한 의료기관들의 헌신이 매도 당하고 있다는 반발과 함께 계속되는 환수 조치가 당시의 특수성과 의료현장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공존한다.
병원계에 따르면 확진자 폭증 시기 의료체계 안정을 위해 시행된 재택진료에 대해 ‘묻지마 환수’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9월부터 2022년 6월까지 확진자를 비대면 진료한 병원들에 1일 8만원의 환자 관리료를 지급했다.
의료기관들이 관할 보건소가 지정해 준 환자에게 하루에 2번씩 전화한 후 코로나19 진료 지원 시스템에 환자 상태를 입력하는 방식이었다.
당시는 폭증하는 확진자를 수용할 병상이 절대 부족했던 만큼 재택진료는 코로나19 극복의 결정적 변곡점으로 작용하며 보건당국이 한시름을 덜 수 있었다.
실제 2021년 12월 216개 의료기관으로 시작된 재택진료는 이듬해 3월에는 931개까지 늘어나며 28만명의 확진자를 관리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정부는 코로나19 진료비 전수조사를 실시, 급여기준에 부합하지 않은 경우 환수 처분을 단행했다.
재택진료 부당청구와 관련해 ‘자율 시정’을 거친 병원만 900곳에 달하며, 민원이 접수된 일부 의료기관은 현장조사까지 받아야 했다.
의료기관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긴박했던 당시 부족한 인력으로 방역과 진료에 전념한 의료현장의 노고를 치하하기는 커녕 ‘환수’의 칼날을 드리우는 정부에 강한 배신감을 표했다.
“감염병 위기 극복 헌신 매도”
“급할 때는 읍소하더니 이제와 뒤통수”
“응급구조사 불인정 등 달라진 잣대”
일선 병원들의 불만과 반발이 비등해지자 대한병원협회는 최근 보건복지부에 건의문을 보내 재택진료 환수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개선책 마련을 촉구했다.
병원협회는 가장 시급한 조치로 당시의 긴급한 상황에서 수행된 응급구조사 역할을 인정하고, 수가 산정 기준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 지침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응 초기부터 재택치료팀은 의사·간호사·응급구조사 등으로 구성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이후 확진자가 폭증하자 정부는 탄력적 인력 운영지침을 발표했고, 다수의 의료기관은 확진자의 신속한 재택치료를 위해 응급구조사를 통한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그러나 의료기관이 응급구조사를 활용해 모니터링을 진행한 것에 대해 수가 산정에서 인정되지 않고 환수가 되고 있어 병원계 반발을 사고 있다.
정부 지침에 따른 재택치료팀 인력 구성에 응급구조사가 포함돼 있고, 응급구조사는 환자의 체온, 기침 상태 등 기본적인 모니터링을 시행했다.
이는 의사와 간호사와 같이 의료인이 반드시 수행하는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건보공단이 무리한 잣대를 적용해 환수를 진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당국이 주요 환수 근거로 삼는 ‘1일 2회 모니터링’에 대한 불합리한 기준도 불만이 비등하다.
정부는 재택치료 집중관리군에 대해 하루 2회 모니터링을 원칙으로 명시했지만, 환자 배정 지연이나 전화 수신거부 등 현실적인 제약으로 이를 준수하지 못한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
특히 배정 첫날과 격리 해제일에는 1일 1회 모니터링이 이뤄진 경우가 많았다.
병원협회는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해당 모니터링 건을 인정하고, 1일 1회 수가를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병원협회는 “코로나19 재택치료는 의료현장의 헌신으로 운영된 긴급 대응체계였다”며 “당시 상황을 충분히 고려한 정책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의료기관이 정부 방침에 따라 재택치료에 적극 동참했던 만큼 사후 환수 조치가 의료계의 희생과 노력을 외면하는 결과가 되지 않도록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