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고령화에 따른 심장판막 질환 유병률이 심상찮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전체 인구 중 성인성 심장판막 질환 유병률은 2010년 9.89%에서 2023년 17.03%로 급증했고, 이중 대동맥판막협착증 증가세가 확연하다. 실제 심장판막질환자 중 43%가 대동맥판막협착증으로 진단되는데 유럽의 63% 비하면 다소 낮은 수치지만 그 위험성을 고려하면 간과할 수 없는 수치다. 급사에 이를 수 있는 대동맥판막질환 유병률은 65세 이상 약 5%, 75세 이상에서는 12%까지 보고된다. 하지만 주요 질병군인 고령층이 수술을 망설이는 경우가 많아 어떤 전문의를 만나 수술을 받는지가 치료의 핵심이 된다. 데일리메디가 성인 대동맥판막 전문가인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김용한 교수를 만나 치료 경향에 대해 청취했다. [편집자주]
대동맥판막질환 술기 획기적 발전
"과거 판막수술은 기계가 됐든 조직이 됐든 인공판막으로 교체하는 게 대부분이었다. 인공판막은 수명이 짧고 약물치료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술 기법이 좋아지면서 판막질환이 있더라도 자신의 판막을 살리면서 이를 재건하는 수술기법을 주로 사용한다."
김용한 교수는 최근 데일리메디와 만나 대동맥판막질환에 대한 수술 경향을 설명하고 전문의를 통한 정확한 상담 및 수술적 치료법 설정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동맥판막질환은 대동맥판막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거나 굳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질환으로 대동맥판막 협착증과 대동맥판막 역류 등이 대표적이다.
심장질환은 국내 사망원인 2위지만 주로 고령층에 발생하는 탓에 수술적 치료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대동맥판막을 치환하는 방법은 수술적인 방식(Surgical Aortic Valve Replacement, SAVR)과 중재적인 방식(Transcatheter Aortic Valve Implantation, TAVI)로 나뉜다.
환자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합한 치료방법을 결정한다.
최근 상대적으로 회복 기간이 짧고 수술이 불필요한 경피적 대동맥 판막 치환술(TAVI)을 선택하는 환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다만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 집도 하에 흉부를 절개해 시행하는 외과적 수술이 판막 보존기간 등 근본적인 치료 효과에서는 더욱 뛰어나다는 게 그의 견해다.
김용한 교수는 “예전에는 심장판막수술이 고되고 회복도 어렵다는 인식이 많았지만 요즘에는 기술 발전으로 수술이 3~4시간으로 짧아졌으며 회복 과정도 빨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판막은 중증도 등급에 따라 분류하는데 0은 정상이고 1~4단계로 4등급일 경우는 약물치료로는 조절할 수 없고 수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비봉합대동맥판막치환술 vs 경피적대동맥치환술
최근 경피적대동맥치환술 발전으로 환자들 문의가 많다. 특히 심장판막 수술을 우려하는 고령층 문의가 많은데 수술과 시술의 장단점은 환자 상태 등을 고려해 선택하는 것을 권하고 있다.
그는 “심장판막 수술을 피하고 싶어 하는 환자들은 경피적대동맥치환술 같은 시술적 치료를 찾게 된다”며 “아무래도 시술적 치료는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대안 밖에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시술은 수술보다 인공판막 유지기간이 짧을 수 있기 때문이다. 꼭 필요한 경우에만 수술을 진행하는 만큼 전문의 의견을 따라 진행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김 교수는 “대동맥판막질환 치료에 있어 시술은 개복하지 않고 혈관을 따라 심장에 접근해 판막을 삽입하는 간단한 치료지만 판막 자체가 수술용 판막보단 수명이 짧다"고 말했다.
이어 “오랫동안 건강하게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서는 개복을 하더라도 위험성이 높지 않아 제대로 된 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모든 질환이 그렇듯 대동맥판막질환 역시 조기발견이 가장 중요하다. 조기발견 시 수술까지 가지 않고 일반적인 생활습관 개선과 약물치료로 대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식생활 습관이나 약물치료로 호전이 없을 시 수술이 필요하지만 최고 대응 역시 조기발견과 예방 관리다.
그는 “고령뿐 아니라 타 질병이 있을 때는 꼭 필요한 경우만 수술하고 약물치료도 고려하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수술적 치료 이후에는 약물치료가 가장 중요하고 일반 식습관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짜게 먹는 습관이나 담배는 끊는 게 좋고 과도한 음주 역시 피하는 게 좋다.
수술 이후 약물치료를 제대로 병행치 않거나 생활습관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인공판막에 염증이 발생해 재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있고 또 판막 수명이 짧아지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수술적 요법=건강 생명 연장
생명을 위한 필수의료인 동시에 젊은의사들의 기피과이기도 한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의 삶은 늘 고단하다. 그럼에도 힘든 고난도 수술을 이어갈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역시 환자들의 미소다.
판막수술은 중증도가 높고 육체적으로 힘들어 의사들 관심이 떨어지는 분야지만 환자들이 수술 후 건강을 회복 모습에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로서 보람을 느낀다.
김용한 교수는 “대동맥수술이 고되고 힘들지만 환자들이 회복 후 느끼는 행복을 함께 공유할 수 있어 기쁘다”며 “항상 최선을 다해 환자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