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의 복강경 수술로봇 개발이 한창이다. 외국 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수술로봇 시장에서 국산화 성공 신화를 실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분을 투자한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외과용 의료기기 제조 전문기업 '이롭'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차세대 의료용 로봇을 개발하기로 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미충족 의료 수요에 충족하는 '2세대 복강경 수술 보조 로봇'을 우선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2세대 복강경 수술 보조 로봇은 앞서 이롭이 개발한 1세대 모델에서 제기된 의료진과 로봇팔 간섭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음성 인식을 활용한 제어 기술과 AI 기반 자동 추적 시스템을 적용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수술 현장에서 의료진과 팔(arm)간 간섭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로봇 설계를 최적화하고, 로봇을 이용한 미세조정을 통해 병변에 오차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로봇팔을 제작할 예정이다.
이롭은 수술 도구를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집도의 지시에 따라 로봇팔을 자동 조정해 수술 현장에서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기로 했다.
양사는 차세대 의료용 로봇 개발에 있어 처음으로 선보일 '2세대 복강경 수술 보조 로봇'을 제공해 복강경 수술 등 다양한 최소 침습 수술을 더욱 정교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전자로부터 투자를 받은 기업으로 유명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각각 599억원과 278억원을 투자해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14.71%를 보유하고 있다.
이정호 레인보우로보틱스 대표는 "복강경 수술 분야 뿐만 아니라 척추 수술 등 최소 침습 수술 분야로 확장해 나가는데 노력하고, 자사 특허를 활용한 차세대 의료용 로봇 개발도 이롭과 함께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로봇을 활용하면 개복(수술을 하려고 배를 갈라서 엶)을 피하고, 절개 부위를 최소화하거나 최소침습 방식으로 수술할 수 있다.
출혈을 최소화하고 오차를 감소시켜 수술 부위 주변 조직 훼손을 줄여, 회복 기간을 단축하고 흉터와 합병증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
이러한 장점에 활용도가 높아지자 국내 기업들도 국산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에서는 미래컴퍼니가 복강경 수술로봇을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한 바 있다. 미래컴퍼니는 2007년 '레보아이'(Revo-i) 개발을 시작해 2018년 시장에 선보였다.
레보아이는 세브란스병원, 원자력병원, 명주병원, 분당제생병원 등 국내 주요 의료기관에 도입됐으며 최근에는 우즈베키스탄, 모로코, 파라과이 등 해외 시장 진출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외산과 견주기에는 화력은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대표적인 복강경 수술로봇은 미국 인튜이티브서지컬이 개발한 다빈치가 있다. 다빈치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9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인튜이티브서지컬은 최근 최신 모델 '다빈치5'를 선보이며 후발주자와 격차를 벌리고 있는 추세다.
다빈치5는 지난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 후 미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 째로 한국에 출시됐다.국내에는 단 3대가 들어왔으며 고려대안암병원, 삼성서울병원, 대전을지대병원이 도입해 지난 16일 첫 수술을 나란히 진행했다.
여기에 의료기기 분야 글로벌 1위 기업 메드트로닉 역시 수술 로봇 ‘휴고'(Hugo) 국내 출시를 앞둬 국내 기업들에 긴장감을 주고 있다.
휴고는 올해 상반기 식약처 허가를 완료하고 본격적인 국내 의료기관 보급을 준비 중이다. 휴고는 2021년부터 남미 시장을 시작으로 총 26개국에 진출해 있다.
이 외에도 동아ST는 지난 5월 영국 씨엠알 써지컬(CMR SURGICAL)과 수술 로봇 ‘VERSIUS'(베르시우스) 국내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 국내 유통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