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뱀의 해를 뜻하는 을사년(乙巳年)을 맞아 병원계 뱀띠 병원장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 대규모 의대 증원 정책으로 촉발된 '의정(醫政) 갈등'과 계엄 사태로 촉발된 '난세(亂世)' 속에서 어떤 인물이 활약상을 펼칠지 주목된다.
취임부터 연임까지 뱀띠 병원장 '도전' 행렬
데일리메디가 전국 47개 상급종합병원장 출생 년도를 조사한 결과, 뱀띠 병원장은 권순영(고려대안산병원), 민정준(화순전남대병원), 박성식(칠곡경북대병원), 박준성(아주대병원), 신경철(영남대병원), 이택(인하대병원), 유광하(건국대병원), 정희진(고려대구로병원) 등 8명(가나다 順)으로 조사됐다.
이들 병원장은 모두 1965년생(만 59세) 동갑내기로 각 병원 수장으로 활약 중이다.
을사년는 육십간지 42번째로 청색의 '을(乙)'과 뱀을 의미하는 '사(巳)'를 상징하며 '청사(靑蛇) 해'로 불린다. 특히 뱀은 지혜와 신비, 변화를 상징한다. 통찰력과 영적인 깊이를 나타내며 재생과 치유의 상징이기도 하다.
뱀띠 병원장들은 취임 초기부터 굵직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먼저 지난해 취임한 고려대안산병원 권순영 병원장은 올해 임기 반환점을 맞아 후반기 병원 경영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다.
권 병원장은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이비인후-두경부외과 전문의로 두경부암, 구강암, 후두암, 갑상선암 등을 전문 진료 중이다. 지난 2017년에는 국내 최초로 3D 프린터를 이용한 티타늄 하악골 이식 수술에 성공하며 구강암 환자 하악골 재건술 발전을 이끌었다.
대외적으로는 대한갑상선두경부외과학회 총무이사 및 대한이비인후과학회 대외공보이사, 대한두경부종양학회 총무이사를 역임했다.
2021년 대한두경부외과학회 회장으로 취임해 두경부외과 분야에서 동아시아인들 특성을 고려한 최신 학술 정립에 앞장섰다.
권 병원장은 앞서 중점 사업으로 ▲직종 간 시너지 창출 ▲병원 수익구조 개선 ▲스마트 미래병원 초석 마련 ▲스포츠의학 허브 구축 ▲중장기 마스터플랜 사업 착수 ▲연구중심병원 지정 ▲국제 의료 협력 네트워크 강화 등의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올해 초 취임한 화순전남대병원 민정준 병원장도 '세계 100대 암병원' 반열에 오를 브랜드 가치 창출을 위해 정진하고 있다.
민 병원장은 1991년 전남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2002년 동 대학원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4년 화순전남대병원 개원과 함께 교수로 부임한 뒤 화순전남대병원에서 핵의학과장과 진료지원실장, 의생명연구원장을 지냈다.
또 2021년 전남대 연구처장·산학협력단장, 지난해에는 연구부총장·산학협력단장을 역임했다.
민 병원장은 다양한 연구 활동 등을 인정받아 2023년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 2024년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정회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국내외 학술지에 200여 편의 논문 발표와 수십 개 특허를 등록하며 테라노스틱스 기술 국내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민 병원장은 취임사에서 ▲암 연구 중심지 도약 ▲환자 중심 의료서비스 강화 ▲미래 의료인재 양성 ▲ESG 경영체제 계승 ▲건강한 직장 내 문화조성 ▲지·산·학·병·연 가버넌스 구축 등을 위한 운영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임기 반환점을 맞은 칠곡경북대병원 박성식 병원장도 지역주민 건강을 위해 모든 진료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수장으로서 매진하고 있다.
박 병원장은 경북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1997년 경북대학교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로 출발했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칠곡경북대병원 수술센터장,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칠곡경북대병원 기획조정실장,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경북대병원 수술실장 및 마취통증의학과 과장을 거쳐 2020년부터 2023년까지 경북대학교병원 교육수련실장을 역임했다.
칠공경북대병원은 경북권역 감염병전문병원과 임상교육훈련센터를 유치하면서 지역공공의료 중심병원으로 거듭나고 있다.
실제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2023년(4차) 환자경험평가'에서 종합 평균 점수 85.95점을 받아 그 위상을 입증했다. 이는 전국 지방 국립대학교병원 중 1위다.
박성식 병원장은 "모든 직원이 환자경험 평가 향상을 위해 노력한 것이 좋은 결과를 얻었다"며 "앞으로도 환자 존중 및 소통으로 환자들이 공감하는 병원을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9월 임기를 마치는 아주대병원 박준성 병원장도 뱀띠 병원장으로 맹활약 중이다.
박 병원장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후 2000년부터 아주의대 내과학교실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미국 아이오와대학 BMT 센터에서 연수한 바 있다.
아주대학교의료원 교육수련부장, 지역임상센터 부센터장, 기획조정실장, 대외협력실장을 역임했다.
대외적으로는 대한내과학회, 대한조혈모세포이식학회, 대한혈액학회, 대한항암요법연구회, 수상돌기세포연구회 정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아주대병원은 최근 보건복지부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에 지정되며 필수·공공의료 분야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있다.
아주대병원은 권역응급의료센터 바로 옆으로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독립 건물을 완공하고, 2024년 12월 27일부터 소아응급 전담전문의가 24시간 365일 소아청소년 응급환자 진료에 나섰다.
박준성 병원장은 "앞으로도 119 구급대, 지역 의료기관, 관계 기관들과 협조해 좀 더 많은 중증 응급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는 지역사회 응급의료체계를 구축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초 임기를 마치는 영남대병원 신경철 병원장은 그간 추진해 온 의료 혁신과 경쟁력 있는 병원으로 도약을 위해 마지막 힘을 쏟고 있다.
신 병원장은 영남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부속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분과장, 교육지원센터장, 의학전문대학원 부원장, 의료원 사무국장, 부속병원 부원장을 역임했다.
대외적으로 COPD 진료지침 개정위원회 운영위원, 민간공공협력 국가결핵관리사업 대구권역 책임의사,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교육이사,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COPD 연구회 회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신 병원장은 앞서 "뉴노멀의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며 "의료 혁신을 선도하고 경쟁력 있는 스마트 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모든 교직원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하대 의무부총장 겸 인하대병원 이택 병원장 역시 임기 반환점을 맞아 쇄신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병원장은 1989년 연세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비뇨의학과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세브란스병원을 거쳐 지난 1997년부터 인하대병원에서 근무했다.
이 병원장은 그는 지난 2015년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비뇨의학과장으로 근무했으며 2018년 12월 초대 로봇수술센터장에 취임해 최근까지 지역 내 로봇수술 분야 발전에 힘을 보탰다. 올해 1월부터는 기획조정실장으로 활동했다.
이 병원장은 국가적인 필수의료 위기 상황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며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와 어린이공공전문진료센터를 개소하는 등 지역사회 의료 발전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취임 후 인천시와 '1섬 1주치병원' 민관협력 무료진료 사업 협약을 맺고, 대청도·백령도 주민에게 연 2~6회 무료 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백령병원과 '스마트 원격 화상 협진 시스템'을 구축해 인천 섬 지역까지 의료서비스를 확대했다.
건국대병원 유광하 병원장은 지난해 연임에 성공하며 2기 체제 안정화에 접어들고 있다.
특히 연구 역량 강화를 통해 미래의료 문화를 주도하는 의료기관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에 정진하고 있다.
유 병원장은 호흡기내과 전문의로 한양대 의과대학을 졸업, 건국대의과대학원에서 의학석사, 고려대 의과대학원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6년 건국대병원 진료부원장을 지낸 바 있다.
대외적으로는 최근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차기 이사장으로 선출됐다.
유광하 병원장은 앞서 ▲연구 역량 강화 TFT 운영 ▲건국대학교 의생명과학관 일부를 사용해 연구 공간과 연구 장비 마련 ▲연구 지원금 지급 ▲연구 전문가 연결 및 장비 지원 시스템 구축 등 꼽은 바 있다.
고려대구로병원 정희진 병원장도 지난해 연임에 성공하며 추진 과제 및 비전 실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 병원장은 고려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백신분야 최고 권위자로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코로나19 백신인 스카이코비원 임상시험 책임자로 활약하며 백신 개발을 이끌었다.
특히 질병관리청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위원, 코로나19 전문가 자문위원회 위원으로서 코로나19 팬데믹 초기부터 코로나 백신 수급 및 접종 대책 수립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 왔다.
2015년 메르스 유행 시에는 즉각대응팀에서 활동하며, 메르스 확산 방지와 사태 조기 종식을 이끌기도 했다.
이 밖에 대한감염학회 성인예방접종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대한항균요법학회 회장, 대한인수공통전염병학회 부회장, 대한병원협회 의무위원장을 맡고 있다.
정 병원장은 고려대구로병원 최초 여성 병원장이다. 그는 '혁신'과 '소통'을 핵심 키워드로 내세우며 ▲환자중심 의료시스템 구축 ▲업무 프로세스 혁신 통한 생산성 향상 ▲진입벽을 낮춘 연구 성과 가속화 ▲내부 소통 강화 등을 주요 추진 사업으로 제시한 바 있다.
뱀띠 병원장 가장 많아…이어 소·호랑띠 각 6명
본지 조사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장 중에서는 뱀띠가 8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소띠와 호랑이띠 병원장이 각각 6명으로 상위를 차지했다.
소띠 병원장은 ▲유창식(강릉아산병원) ▲오주형(경희대병원) ▲이연재(인제대부산백병원) ▲어영(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김원섭(충북대병원) ▲김한수(이대목동병원) 등이었다.
호랑이띠는 ▲김우경(길병원) ▲정성운(부산대병원) ▲박승우(삼성서울병원) ▲조강희(충남대병원) ▲홍승모(인천성모병원) ▲정신(전남대병원) 병원장 등으로 조사됐다.
원숭이띠는 ▲양동헌(경북대병원) ▲서일영(원광대병원) ▲구성욱(강남세브란스병원) ▲김형수(한림대성심병원) 병원장 등이었다.
쥐띠는 ▲고광철(성균관대삼성창원병원) ▲권정택(중앙대병원)▲윤호주(한양대병원) ▲김진호(조선대병원) 병원장 등으로 집계됐다.
또 토끼띠는 ▲이창형(대구가톨릭대병원) ▲송정한(분당서울대병원) ▲이상돈(양산부산대병원) ▲김영태(서울대병원) 병원장이, 돼지띠는 ▲김재일(단국대병원) ▲윤승규(서울성모병원) ▲박승일(서울아산병원) ▲박종하(울산대병원) 병원장 등이었다.
닭띠는 ▲안성기(경상국립대병원) ▲최종순(고신대복음병원) ▲양종철(전북대병원) 병원장이 말띠는 ▲류영욱(계명대동산병원) ▲임정수(가톨릭대성빈센트병원) ▲한승범(고려대안암병원) 병원장 등으로 집계됐다.
또 ▲ 이강영(세브란스병원) ▲배장호(건양대병원) ▲안희배(동아대병원) 병원장은 양띠, ▲신현철(강북삼성병원) ▲문종호(순천향대부천병원) 병원장은 용띠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