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업계가 계엄사태로 인한 환율 폭등 등 경기 침체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지만 격변하는 시장에서도 제약계 오너들은 을사년(乙巳年)을 맞아 변화와 도전을 적극 주문했다.
구체적으로 신약개발을 위한 혁신적 역량 강화를 비롯 연구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가 하면 변화에 적극 대응하며 성과 달성이라는 목표치도 제시했다.
'변화·혁신·글로벌' 방점 찍은 유한양행·한미약품·GC녹십자
국내 상위사 중 유한양행, 한미약품, GC녹십자 등은 최근 유례없는 위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시장 확대를 천명하며 포부를 드러냈다.
우선 유한양행은 비소세포폐암 신약의 미국 FDA 허가 이후 글로벌에서 입지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이를 기반으로 빅파마 도약을 위한 혁신적 도전을 주문했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는 2일 신년사에서 “기업비전 ‘Great & Global’ 달성을 위해 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창조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유한양행은 회사 핵심 덕목인 ‘진전(Progress), 진실성(Integrity)’을 바탕으로 변화 속에서 새롭게 바라보고, 도전하며, 창조해 ‘글로벌 탑50 제약사’ 목표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조 사장은 “작년에도 불확실했던 경영 환경이었다. 하지만 각자 자리에서 혼신의 노력을 다해 국산 항암제 최초로 FDA 허가 성과를 내는 등 임직원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도 혼합 위기로 여전히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며 ”개신창래(開新創來) 마음으로 불확실성을 타개하고, 새로운 길을 창조해 위기를 기회로 뛰어난 성장을 이룩하자”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수익 안정화와 신약 선택과 집중으로 선순환 구조를 확립할 것”이라면서 “창립 100주년을 앞둔 만큼 ‘글로벌 50대 제약사’를 위해 투철한 책임감과 차별화된 전략으로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한미약품그룹은 최근 오너일가 경영권 갈등에서 모녀 측이 유리한 고지를 점한 가운데, 송영숙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다시 한 번 변화와 더불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혁신적 노력을 주문했다.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구각(舊殼)을 탈피(脫皮)하고 전열을 재정비해 글로벌로 힘차게 전진하자’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했다.
송 회장은 “지난해 성과를 이끈 임직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지혜와 결단, 그리고 유연함을 상징하는 푸른 뱀처럼 창조적 혁신과 도전 정신으로 미래를 향해 발걸음을 내딛자”고 격려했다.
국내와 해외사업, R&D 부문 및 각 계열사 성과를 치하했다. 7년 연속 국내 원외처방 매출 1위 대기록을 세운 것에 대해서도 재차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제2 로수젯’ 등 차세대 개량∙복합신약 출시 기대감과 더불어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 개발 성과 등을 언급하며 “어려움 속에서 한미약품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새해는 한미약품그룹이 도약을 준비하는 중요한 해로, 허물을 벗고 새롭게 태어나 더욱 성장하는 지혜로운 뱀처럼 본격적으로 전진해 글로벌로 힘차게 날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GC녹십자도 지난해 ‘알리글로(ALYGLO)’ 미국 진입 등 성과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GC녹십자는 지난해 말 미국 내 첫 한국산 혈액제제 ‘알리글로’ 출하로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허은철 GC녹십자 대표는 2일 신년사에서 “급변하는 정세와 불안정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날아오르기 시작한 GC녹십자의 견고한 힘을 믿는다”라며 “더욱 기대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 대표는 “글로벌 진출 원년이었던 작년엔 알리글로 미국 시장 안착이라는 전사적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역량을 집중해 첫 열매를 거둘 수 있었다”며 “임직원들 공이자 우리의 자부심”이라고 임직원들을 치하했다.
그러면서 “궁극적 목표는 선도하는 것”이라며 “제2, 제3 신약이 해외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세계가 일터가 되고, 선진 글로벌 제약사로 자리매김하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약 개발' 역량 강화 천명 종근당·대웅제약
이장한 종근당 회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올해는 신약개발을 비롯 경영효율 극대화를 목표로 현실적인 전략 수립과 실행에 집중하는 한 해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근당은 최근 여러 연구개발(R&D) 프로젝트를 통해 신약 개발 영역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앞서 노바티스에 희귀난치성 유전병 샤르코-마리-투스병 치료 후보물질 'CKD-510'을 1조 7000억원대에 기술이전 하는가 하면 차세대 항암 기술 등 개발 범주를 확대하고 있다.
이 회장은 “R&D에서 보다 혁신적인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AI 등 디지털 시스템을 기반으로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합성신약은 물론 ADC와 같은 항체치료제, CGT 등에서 종근당 자체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표적단백질분해제(TPD), 면역ADC 등 다양한 모달리티의 융합을 통해 세계를 선도하는 혁신 신약 개발이 절실한 때”라며 “글로벌 경쟁력을 구축하기 위해 임직원 모두의 역량이 하나로 결집돼 미래 로드맵을 명확히 설정하자”고 당부했다.
박성수 대웅제약 대표이사는 을사년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지난해 경영 성과와 올해 새로운 경영방침을 공유했다.
박 대표는 신년사에서 “대웅제약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는 3대 혁신 신약인 나보타, 펙수클루, 엔블로를 중심으로 성과를 달성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웅은 항암 신약 후보물질을 도출하고 비만치료제 등 새 라인을 확보했으며, 마이크로니들, 장기지속형 주사제 등 제제 분야도 혁신을 이어가겠다”며 임직원들을 치하했다.
구체적으로 박 대표는 대웅제약 새 경영방침으로 ▲고객 가치 향상 ▲글로벌 인재 육성 ▲혁신 신약 개발로 글로벌 리더 도약 ▲1품 1조 글로벌 신약 육성▲디지털 신사업 육성을 제시했다.
우선 단순한 제약회사가 아니라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효과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점과 전체 임직원이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글로벌 인재로 성장해야 한다는 측면을 강조했다.
이 외에도 위장질환, 대사섬유증, 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약을 확대, 1품 1조 글로벌 신약 육성 및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생태계 구축도 제시했다.
그는 “1품 1조는 단순한 매출 목표를 넘어 글로벌에서 K-제약바이오 위상을 높이고 세계인의 건강한 삶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며 “나보타, 펙수클루, 엔블로 3대 혁신 신약을 중심으로 개별 매출 1조 원을 달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